[금주의 시] 나사
김영애 시인 | 입력 : 2024/08/21 [09:17]
나사
선풍기를 청소한다
나사를 풀고 쌓인 먼지를 불러낸다
내마음 어딘가 벌건 녹으로
헐거워진 곳이 많을 것이다
이제 깨끗이 닦아 나사를 조이려는데
아차, 풀어둔 나사가 어디갔나
어느날 나사풀린 나도 휘청였다
초라한 내 모습에 사람들의 눈빛이 따가웠다
사라진 나사를 찾기 위해
나는 바닥 가까이 더 붙어 오래도록
내 초라한 바닥을 더듬었다
때묻고 고장난 생각들 깨끗이 닦아
다시 조립할 걸 생각하니
팽팽한 긴장감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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