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감정사 방치 '비난'
5년간 7차례에 걸쳐 2,284명 배출, 실무교육은 없어
한광수 기자 | 입력 : 2012/07/04 [20:53]
[뉴스꼴통]국가공인 민간자격인 도로교통사고감정사와 관련 자격관련 주무 기관인 도로교통공단의 방치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07년 제 1회 도로교통사고 감정사 자격증 시험이 치뤄진 이래 지난 2011년까지 총 7회에 걸쳐 13,484명이 응시했고, 그 중 약 17%인 2,284명이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사실상의 첫 시험인 2회 시험에 7,489명이란 많은 응시자를 낸 후로는 급격히 줄어 1,400명 내지 1,600명 정도의 응시생을 통해 한 해에 200명 내지 300명 정도의 합격자를 낸 것이 고작이다.
도로교통공단은 이 자격검정으로 총 14억 3천만 원의 수입과 12억 3천 여 만원의 지출로 인해 최종 2억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한 가지 눈여겨볼 것은 사실상 첫 시험이라고 할 수 있는 2회 시험에 약 6억 원의 흑자를 낸 후 나머지 시험은 응시생의 급 감소로 인해 예외 없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현재 남은 약 2억 원 정도의 흑자액도 1~2년 후면 다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7차례의 시험을 통해 합격의 영예를 안은 2,284명 중 자격증을 가지고 감정사로서 고소득의 취업(?)이란 꿈을 이뤘는가를 질문한다면 하나 같이 고개를 흔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합격자만 배출했지 합격자가 감정사로서 실제의 교통사고를 감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하는 데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실제로 2007년 1회 시험 이후 금년이 5년째 임에도 한 번도 실무교육을 하지 않다가 금년에서야 자격증 갱신을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통지를 했다.
감정사의 진로에 대한 무관심은 공단의 감정사 채용현황에도 확연히 드러난다.
1회 시험 이후 3년 동안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다가 2010년이 돼서야 겨우 2명,그리고 지난 해에 4명을 채용해, 감정사 자격제도를 만들고 시험을 주관하며, 교통사고 및 교통안전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공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한 것이다.
감정사자격과 관련해 시민 송 모씨는 “그 많은 합격자 중에 실제 교통사고 감정사로 취업하거나, 개인사무실을 여는 등 감정사로서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열 손가락 안에 들 것"이라며“막상 감정사로 현업 종사하는 사람도 자격을 취득했기 때문이 아니고 기왕에 교통사고 감정 및 분석을 해 오던 사람"이라며 감정사 자격증의 활용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교통안전참여본부의 변동섭 본부장은 “도로교통공단은 더 이상 국민을 기망하지 말고, 교통사고 감정사의 현실을 제대로 알리든가, 합격자 수를 줄이든가, 아니면 자격증 소지자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 본부장은 2007년 감정사 자격증에 대한 큰 기대로 응시생이 대거 몰릴 때 인터넷에 감정사 자격증 취득과 관련한 글을 올려 실제 약 800명의 응시자로 하여금 접수를 취소케 하는 큰 단초를 제공했으며 공단은 이로 인해 3,246만원의 응시료를 반환하기도 했다.
다음은 변 본부장이 지난 2007년 인터넷에 올렸던 ‘교통사고 감정사! 알고 덤비자’란 제하의 글 중 일부다.
[도로교통사고 감정사의 업무는 자격시험 합격만으로 할 수 있는 업무는 아니고 여타 자격과 마찬가지로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
실무경험을 위하여서는 취업해야 한다. 다행히 취업해 유관업무를 하는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취업하지 못한 사람은 실무 경험을 어디에서 쌓는다는 말인가? 암담하다. 이왕 시작한 거 개업하여 업무를 곧바로 시작한다? 선 머슴이 사람 잡는다. 의사가 해부실험도 하지 않고 환자를 수술한다? 그거는 말이 되지 아니하고 웃기지 아니 한가? 그리고 개업해서 일하면서 실무를 익히지... 생각한다? 그것은 무슨 단어를 붙여야 할지 고민된다.
개업감정사는 기본적으로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조석분석서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감정서 보다 열정과 실력이 있어야 업무유지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공공기관에서 조사하면 돈이 안 들어 가는데, 굳이 적지않은 돈을 들여 개업감정사에 의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공공감정사의 조사나 분석이 잘못 됐다고 생각될 때 혹은 잘못 분석될 것에 대비하여 개업 감정사에게 의뢰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공감정사들 보다 더 많은 열정와 실력이 배양돼야 하는데 실무경험 없이 이와 대적할 용기가 나겠는가?]
이에 대해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저희 공단은 법령에 의한 보수교육은 물론 자격 취득자들의 현장 실무능력 향상에 기여하고자 2011년 1월, 교통사고조사 기초실무교육 과정을 개설하여 시 행한 바 있음"라며 또 "당시 교육과정은 교통사고조사 현장실무에 필요한 교통사고사례별 법률적용, 사고 현장 증거자료 해석 및 적용 등 총 8개 과목으로 구성하여 3일간 진행되었으며, 교육을 희망하는 53명의 공인자격 소지자가 교육에 참여하였음"라고 했다.
그러나 본 기자를 비롯한 주위의 동료 감정사 자격증 소지자 모두 이 사실을 몰랐으며 실제 2011년 1월 당시 2천명이 넘는 합격자 중에 53명 만이 교육을 받았다면 이는 일부 특정인들에 대해서만 교육이 이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공단 관계자는 "도로교통사고감정사 자격은 사회적 효용성, 필요성이 검증된 공인자격으로 , 단순 사업 수익성에 연연하지 않고 공인자격의 지속적 운영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양질의 교통사고조사 전문가 배출을 통해 공공기관으로서의 국가적,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할 것"이라고 했다.
구분
(연도) |
응시자 |
합격자 |
응시관련
수입액
(단위:천원) |
응시관련 지출액
(단위:천원) |
공단 신규
채용자 중 자격 소지자 |
1회
(2007년) |
518 |
278 |
39,700 |
72,454 |
|
2회
(2007년) |
7,489 |
888 |
873,660 |
288,948 |
|
3회
(2008년) |
108 |
48 |
6,405 |
99,212 |
|
4회
(2008년) |
1,412 |
305 |
118,465 |
151,545 |
|
5회
(2009년) |
1,125 |
219 |
108,270 |
195,154 |
|
6회
(2010년) |
1,203 |
226 |
139,280 |
205,127 |
2 |
7회
(2011년) |
1,629 |
320 |
144,455 |
220,895 |
4 |
합계 |
13,484 |
2,284 |
1,430,235 |
1,233,335 |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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