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원칼럼] 종교가 우환이 되는 시대

박창원 교수 | 입력 : 2020/02/29 [09:12]

 

  © 뉴스파고

[박창원=충남도립대 교수] 요즘 신천지 교도를 통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전국을 휩쓸고 있다. 한 신도의 고집에서 시작된 신천지 신도 내 확산으로 세계적인 모범 방역국에서 우려국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대형교회는 예배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종교가 우환이 되고 있다.

 

우리에게는 과거 종교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집단자살로 마감했던 종교 집단, 세월호와 연관된 구원파 교주와 그 일가들, 종말론, 그리고 홍혜선 전도사의 전쟁설 등으로 우리사회의 미망의 종교적 행위가 있었다. 모두 종교가 우환이 되었던 사건들이다.

 

유럽에서도 16세기에서 17세기를 지나는 동안 대규모 마녀사냥이 칼빈 신앙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되었다. 영국에서만 3만 명이나 되는 사람을 화형과 교수형을 한 악랄한 마녀사냥이 있었다. 피해자는 힘없는 과부들이었고 처형의 방법도 화형 등 야만과 악랄함의 극치였다. 그 시절 유럽도 참으로 종교가 우환이 되는 시대였다.

 

과거 중세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 기독교 교회는 신앙으로 전염병을 이겨보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신도들은 교회의 권능으로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교회는 그 병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들은 마녀와 유대인들의 죄 때문에 페스트가 창궐했다고 그들의 분노를 풀 대상을 찾았다. 그들은 그 대상들에게 예수의 이름으로 처형을 강행했다. 그러면서 유럽 기독교인들은 병을 고치기 위해 교회에 모였다. 모두 살기 위해 열렬한 기도를 신께 간구하였다. 덕분에 페스트는 더욱더 빠르게 번졌다. 유럽 인구의 약 삼 분의 일이 예배를 통해 퍼진 페스트로 사망했다.

 

최근 신천지 교인들 외에 기독교의 대형교회에서도 확진자들이 속출했다. 그들은 주말 예배에 두 차례나 참석했다고 한다전광훈 목사 역시 집회를 강행했고 앞으로도 예배 형식의 집회를 강행한다고 한다. 참으로 걱정이 되는 대목이다.

 

우한 교포들이 아산의 공공시설로 온다고 했을 때 아산의 마을 주민들은 엄청나게 분노했다. 그 주민들의 공포와 분노는 거의 페스트 보균자들이 집단 이주하는 수준이었다. 결국 공포의 감정은 충남도지사의 집무실과 관사를 옮기는 결단으로 극적인 반전을 이루었지만, 도지사가 집무실을 옮겼다고 해서 근본이 달라질 것은 없었다. 왜냐하면 우한 교민들이 위험한 보균자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요즘 코로나19는 결국 정치적 이전투구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공포와 분노를 재생산하며 본인들의 이익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공포에 휩싸인 국민만큼 다루기 쉬운 국민들은 없기 때문이다.

 

항상 광기는 공포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들이 증명하고 있다. 공포에서 분노로 분노에서 집단혐오로 번져 우리 민족을 집단 살육했던 관동 대지진의 일본인들의 만행이 가장 전형적인 예이다. 하지만 일본이 이차대전에서 핵폭탄의 벌을 받았듯 국민들의 행동은 온전히 다시 그 국민이 떠안게 된다.

 

기독교 설교를 듣다 보면 불합리하므로 믿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불합리한 것을 인정한다면 불합리한 사회를 만들면 된다.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사회가 좋다면 국민은 그런 사회를 만들면 된다.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 사회와 국가가 우리 스스로에게 우환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불합리가 아니라 합리적 대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위기는 기회이다. 우리에게 지금의 위기와 사회적 갈등은 새로운 사회적 성숙과 발전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토대로 기능할 것이다. 신앙이 영혼을 치유하는 거룩한 영역이듯 합리성은 우리 사회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효과적 보약이다. 우리 사회가 이 기회에 합리성을 기반으로 사회 성숙을 이루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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