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로 세상 읽기] 《감사》라는 긍정의 에너지로

이상호 | 입력 : 2020/03/09 [12:36]

 

▲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공동대표)     ©뉴스파고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공동대표] ‘코로나 19’는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무래도 한참 더 갈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면 추가확진자 발생 소식과 개인 위생관리 철저에 대한 ‘안전 안내 문자’가 날아든다. 두렵다. 자유롭게 외출을 하지 못한 것이 얼마 만인가? 그래도 나는 집에서 홀로 지내는 것에 익숙해져서인지 그리 갑갑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 기회에 집에서 그동안 못 읽었던 책을 열심히 읽어보자고 마음을 잡아보지만 잘되지 않는다. 재난이 가져온 마음의 불안이 안정을 해지고 있나 보다. 한 후배로부터 전화가 왔다. 벌써 열흘 이상 집에 박혀 있으니 환장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일, 즉 운동, 독서, 요리, 영화 보기 등을 터득해보라고 했다. 

 

그래도 요즈음은 불안 속에서 뉴스를 볼 만할 때가 있다. 곳곳에서 전해지는 훈훈한 마음 덕(德)이다. 광주에서는 달빛 동맹을 실천하기 위해 대구에 엄청난 위문품을 보내고 대구를 위로하며 대구의 환자를 받아들였다. 대구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성금이 보내진다. 거의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있어 임차인의 임대료 걱정을 덜기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밤낮없이 방역에 고생하는 공무원들과 관련자들, 대구로 간 의료인들, 그 외의 자원봉사자들, 그들이야말로 제2의 슈바이쳐, 제2의 이태석 신부가 아닐까? 모두에게 감사한 일이다. 《감사》의 시를 읽는다. 

 

 

감사(感謝)1

 

-이숙(1957〜 )-

  

 

매사에 감사하니

 

하루가 감사 아닌 날이 없다.

 

 

-이숙『사랑의 힘』(문학동네,2019)-

  

 

잠언 한 줄 같은 시 《감사 1》은 감사에 관한 시가 여럿 있다는 말이다. “매사에 감사하니/ 하루가 감사 아닌 날이 없다.” 하루도 빠짐없이 감사하니 행복하고 보람된 삶이 연속된다. 보람과 행복은 감사가 준 선물이다. 매사를 긍정의 에너지로 성실하게 살아가고 하루하루를 성찰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그런 삶이라야 행복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음을 전한다. 그 핵심은 감사하는 생활에 있다. 다시 생각하니 분명 잠언이다. 

 

신화가 된 여자로 알려진 토크쇼의 대가 오프라 윈프리(1954〜 )는 ‘아침에 건강하게 눈을 뜰 수 있음에 늘 감사한다’고 했다. 그녀는 늘 긍정의 삶으로 자신을 가꾸어온 사람이다. 그녀는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송연수 옮김, 북하우스 2014)에서 ‘나를 그리고 순간을 사랑하라. 그리고 무대로 나와 춤을 추라. 마음먹고 무엇이든지 하고자 결정하면 나는 그것이 될 수 있다. 그대에게 평화를 줄 사람은 오직 그때뿐이니 그대에게 집중하라’고 말한다. 그녀가 매사에 집중 할 수 있는 힘은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과 생활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그 감사가 삶의 긍정에너지로 전환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흔히 감사는 타인의 고마운 일에 하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감사는 그 대상이 타인만이 아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이고, 둘째는 타인이며 셋째는 물상 즉 존재하며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사물이다. 그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은 매사에 긍정의 에너지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그 감사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감사가 바로 자신에 대한 감사이다. 자신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감사할 줄 모른다. 설령 자신에게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이 타인에게 감사의 말을 하더라도 그 감사는 필요에 의한 입에 발린 감사이지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가 아닐 수 있다. 

 

자신에게 감사하는 사람은 삶이 부지런하다. 그렇지 않으면 감사의 겨를도 없고 여유도 없으며 그런 마음도 솟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매사에 열심히 살아간다. 매일 주어진 삶을 신이 준 무상명령처럼 삶의 책무를 이행하며 타인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며 그 속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또 내일 감사하는 하루가 시작되기를 기도한다.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매사를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 열정은 튀지 않으며 부족하지도 않은 자신의 가치와 삶에 충실하며 보편의 가치를 지닌 것이다. 다시 윈프리의 표현을 빌려 본다. ‘삶에 대한 열정이 사람들 차이를 만든다. 나는 삶을 아주 열정적으로 살고 있으며 자신이 가진 열정이 카메라를 통해 전달된다고 믿는다.’ 매일 하는 일이지만 거기에 열정이 깃들 때는 그 열정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음을 말해준다. 감사와 열정은 하나의 몸이라 여겨진다. 그래서 감사하는 사람은 삶이 열정적일 수밖에 없다. 

 

또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 성찰을 통해 정제된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자기 성찰은 삶이 늘 향상되고 발전하며 하루하루의 삶에 먼지가 끼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오물을 걸러내는 거름종이 같다고나 할까? 우리의 일상은 자기도 모르게 욕망과 삶의 온갖 언저리에서 오염되기 쉽다. 그래서 매일 몸을 씻어야 하듯이 마음과 생활도 씻어야 한다. 그래서 자기 성찰은 주나라 탕왕이 반명(盤銘)을 통해 매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날마다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고 또 날마다 새롭게 변화시켜라)한 것과 같이 삶의 쇄신과 정제기능을 한다. 

 

중요한 것은 감사하는 삶은 그저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함과 열정과 자기 성찰이 깃든 긍정적 삶의 에너지라는 점이다. 그 세 가지가 함께하여야 감사하는 삶은 일시적이 아니라 계속될 수 있다. 하루하루를 감사하려면 하루하루를 헛살아서는 안 된다. 하루하루를 헛살지 않으려면 매일 계획을 세우며 실천해야 한다. 거기에는 부지런함과 열정과 자기 성찰이 깃들어야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은 감사할 수 있어도 내일은 감사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도 “감사하는 마음은 금방 노쇠해 버린다.”고 한 것 같다.

 

코로나 19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서로 요구하기보다는 가족 간의 역할을 공유하고 도우며 감사하자. 그러면 새로운 가족관계가 형성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 온 나라가 엄청난 재난에 처해 있다. 재난이 닥쳤을 때 재난 자체도 두렵지만, 더 무서운 것은 사람들 간의 반목과 분열과 투쟁과 약탈과 비난이다. 만약 그것이 닥쳐 질서가 파괴되면 그야말로 희망이 무너진다. 가중된 재난에 의해 모두가 죽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점차 안정과 차분함을 찾아가고 있다. 대구 사람들은 서로가 자제하면서 이동을 삼간다. 전국 곳곳에서 모두 자제하고 방역에 협력한다. 그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로 격려하며 감사하게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무래도 이 재난은 한참 갈 것 같다. 어려운 시기에 서로가 감사하고 격려한다면 더욱 힘이 될 것이다. 직접은 아니라도 마음으로라도 감사를 전하자. 그러면 그 텔레파시가 일선에서 고생하고 어려움을 나누며 성금을 보내는 모든 이들에게 전해져 큰 힘이 될 것이다.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일 수 있다. 감사하는 마음과 생활을 통해 국민의 삶이 더욱 성숙하고 뒷날 화합의 대한민국이 될 수도 있다. 그랬으면 참 좋겠다. 

 

감사라는 긍정의 에너지는 자신을 가꾸고 보람을 가져다주는 힘이며,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되기도 하다. 매일 각자 자기 자신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하는 생활을 하면 재난은 슬기롭게 극복될 것이고 삶은 더욱 좋아질 것이다. 나태주의 시 《좋다》가 떠 오른다. “좋아요/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다.” 모든 사람의 삶이 그랬으면 참 좋겠다. 그런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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