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만 들어와도...어떠한 제재를 받아도 이의제기 못해" 천안시, 버스기사에 '서약서' 인권침해 논란

한광수 기자 | 입력 : 2020/12/0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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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천안시가 관내 3개버스회사에 배포해 버스운수종사자들로부터 받고있는 '친절서약서'가 인권문제 등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천안시는 최근 관내에서 버스 불친절 문제가 야기되자, 3개버스회사에 회사별로 불친절 근절 종합대책을 세울 것을 요구하면서, 그 중 하나로 운수종사자들로부터 친절서약서를 받아 회사에 비치할 것을 주문했고, 각 회사에서는 시에서 제공한 문구에 회사이름만 첨가해 운수종사자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다.

 

해당 서약서에는 "본인은 00여객 승무원으로서 천안시내버스가 대중교통 서비스업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이용승객을 내 가족과 같이 친절히 모시고 대중교통 이미지를 한 단계 높이겠습니다. 만약, 승객들에게 난폭, 불친절행위로 신고가 제기되었을 때에는 어떠한 제재를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내용 중 "신고가 제기되었을 때에는 어떠한 제재를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서약한다"는 내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신고가 되어 불친절이나 난폭운전행위가 확인되었을 경우, 정해진 규정과 절차에 따라 행위에 상응하는 제재를 받는다면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고제기 하나로 어떤 제재를 받아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미리 서약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불친절 등의 신고가 들어왔더라도 사실이 아닐 경우도 있고, 버스정류소가 아닌 곳에서의 승하차 요구 등과 같은 억지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하여 감정적으로 신고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신고된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해야 하는데, 회사측에서는  불친절 등의 신고를 빌미로 마음에 들지 않는 종사자에 대해 부당한 제재를 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지 신고가 들어왔다고 하여 운수종사자가 부당한 제재까지 감내하도록 하고 이를 미리 서약하도록 하는 것은 또 다른 인권침해나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서약서를 받아든 운수종사자들의 주장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버스 불친절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어서, 이에 대한 각성의 기회를 삼기 위해 각 회사에 불친절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통보하면서, 그 중 하나로 서약서 예시문을 주면서 운수종사자로부터 받아 회사에 보관하도록 한 것인데, 회사에서 그 문구 그대로 운수종사자에게 받을 줄은 몰랐다"면서, "(인권문제 등)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추가로 공문을 보내서 서약서를 정정해서 받도록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윤권종 선문대학교 교수는 "서비스는 고객의 불만사항을 반영하여 질 높은 운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 본래의 목적이다. 그러나 고객의 불만사항이 접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관계의 유무를 규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社)측 으로 부터 일방적인 제제를 받는 것은 직무상의 책임을 넘어 심각한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난폭 및 불친절의 정도는 직무와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공정한 근무평가에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한 종사자의 친절을 강요하는 것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대중교통 서비스 공급의 책임을 갖는 사측의 제도적 운영이 중요하다. 천안시의 고질적인 대중교통 환경개선과 서비스 문제를 종사자 일방의 책임으로 전가해서는 안된다."면서, "법적 근무시간의 준수, 임금지급체계의 개선, 차량환경 개선, 종사자 친절 서비스교육의 제공 등을 통해 대중교통 불친절 문제에 접근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서약서의 인권문제와 관련 대전인권사무소 관계자는 "과거 버스회사에서 친절의무 중 하나로 인사를 강요하면서, 이를 지키지 않는 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는 행위에 대해 인권위에서 '인권침해'로 결정한 사례가 있는데 이번 사례도 비슷하게 볼만한 여지가 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것은 개별 진정에 대해 인권위에서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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