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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칼럼] 더 불구가 된 미국 민주주의를 보며 한국 대선 이후를 걱정한다.

이상호 | 입력 : 2022/03/07 [09:09]

 

▲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공동대표)     ©뉴스파고

 

[이상호=천안아산 경실련 대표] “대중의 사랑으로 법과 관습이 수립되었다면 그 역시 민주주의가 스스로 타락하지 못하게 지켜줄 수 있다. 무엇이든 권력의 집중을 막기만 한다면 모든 자유와 전통적인 삶은 보호된다”   -<러셀 커크 『보수의 정신』 지식노마드,2019>

 

이제 대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3일 후면 대통령이 결정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3일 후 누가 당선되든 새로운 혼란에 빠질 것이 심하게 걱정되는 현시점의 대한민국과 대선 과정이다.

 

‘불구가 된 미국’을 치유하겠다고 갑자기 나타난 정치인이 있었다. 그는 자기 이전의 미국 정치를 ‘불구’라고 단정하고 자기만이 그 ‘불구’를 치유할 수 있다고 하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경선을 거쳐 대통령 후보가 되었으며, 아슬아슬하게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자취는 미국 민주주의를 더 ‘불구’로 만들어 버린 것 같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였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 대선에 출마하기 전에는 미국 정가에서는 사람들의 입에 크게 오르내리지 않았다. 단지 그는 성공한 사업가로 협상 전문가로 알려져 미국 재계의 관심을 크게 받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가슴에는 미국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야망이 있었다. 그 야망을 그는 『불구가 된 미국 Crippled America』 (도널드 트럼프 지음, 김태훈 옮김, 이레미디어, 2016)이란 책에 담아 온 세상에 알렸다. 그의 책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번역되어 나갔다. 그는 이전에도 『거래의 기술』 등 무려 15권이 넘는 책을 썼고, 거의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라 저술가로도 유명했다.

 

트럼프는 『불구가 된 미국 Crippled America』에서 오바마 정부까지의 미국을 ‘불구’라고 단정하였다. 그러면서 유명한 레이건 대통령처럼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의 책은 17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미국의 문제를 분야별로 비판하면서 자기야말로 그 문제를 당당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세상이 어떤지 보라. 점잖게 표현해도 아주 난장판이다. 지금보다 더 위험한 시기는 없었다. 워싱턴 D.C의 정치인과 이익단체들은 우리가 처한 난장판을 만든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 그런데 왜 계속 그들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가?” 이 말은 저술가답게 매우 화려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이전의 민주당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가시가 돋아 있다.

 

그의 책 『불구가 된 미국 Crippled America』의 표지를 보면 다른 책과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의 정치인의 책은 환하게 웃는 얼굴(때로는 억지로 웃는 것 같은)로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 책의 표지에는 매우 화난 표정으로 무엇인가를 노려보는 트럼프 얼굴로 꽉 채웠다. 그것은 오바마 정부에 화가 난 다수의 미국인들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트럼프식의 쇼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책에서 그는 “다시 이기기 위해” 대통령에 출마했다고 했다. 그가 이기고자 한 것은 대통령 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이기는 것을 넘어 세계의 모든 문제를 이겨내고 미국을 명실공히 통합된 세계의 으뜸 국가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의 “신뢰하고 검증하라.”라는 말을 신봉했다. 그러면서 아야톨라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이란의 최고 지도자)가 협상을 승인하기 불과 한 달 전에 미국의 우방이자 중동의 안정을 위해 오래 협력해 온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제거하겠다고 거듭 밝혔음에도 오바마 정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집권 후에 철저한 이스라엘 옹호로 중동의 불화를 더 키웠다.

 

또한, 그는 의회를 향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의회는 국민들로부터 부정적인 인식을 얻고 있기 때문에 의회를 불신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그는 집권 내네 의회와 충돌을 일으켰다. 

 

그는 공평무사한 미국의 정치 언론을 부르짖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치 언론이 정파에 빠져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치 언론이 정직하지 않은 것을 아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1차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에서 폭스의 앵커인 메긴 켈리는 명백하게 나를 공격했다. 그리고 두 번째 토론에서는 사실상 모두가 나를 공격했다.’고 하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불편한 언론에 대해선 ‘언론이 본질은 빼버리고 흥미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우호적인 언론에 의해 ‘무엇보다도 나라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직접 말할 기회를 더 많이 얻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텔레비전 토론은 “상식 문제를 풀러 나간 자리가 아니라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자리”라고 하면서 토론에서 비전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그러나 그는 달변가였으며 거침없이 타인도 비난했고 물고 늘어졌다, 그는 이미 700만명이 넘는 팔로우를 가지고 있던 방송인이자 간접적인 언론인이었다. 그런 그는 집권 내내 적대적인 언론과 싸웠으며 우호적인 언론을 활용했다. 

 

그는 이민정책에 대해 “훌륭한 벽은 좋은 이웃을 만든다”고 하면서 이민 장벽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는 “많은 나라들이 가장 나쁜 국민들을 우리 국경에 버리고 있으며, 이를 멈춰야 한다. 국경을 통제하지 않는 나라는 생존할 수 없다. 특히 지금 같은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하면서 국경 통제를 공약으로 선언했다, 그것은 사실 멕시코 국경에 상당히 집중된 말이었다. 나는 한편으로는 그의 이민정책에 동의하기도 했다. 불법 체류자가 넘치는 세상에서 그 불법 체류자는 관리하기도 너무 어렵고 범죄의 문제도 해결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그는 법이 있어도 집행하지 않으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무법천지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이민정책은 미국을 법치국가로 만들어 가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의 인종관은 이미 평등하지 않았다. 그러한 그는 재임 기간 내내 국경장벽을 쌓는 일에 엄청난 돈을 쏟았다. 결과는 도루묵이었다. 국가 간, 국민 간 인종 간의 갈등만 키웠다.

 

그는 “외교정책은 평화를 위한 싸움”이라고 했다. 그는 “부드럽게 말하는 한편, 커다란 매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외교정책은 강력한 토대를 구축하는 것, 즉 힘을 통한 운용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강력한 군을 유지해야 한다. 강력한 경제력을 통해 우리에게 협력하는 국가에게는 보상하고, 협력하지 않는 국가에게는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 군사력을 쓰지 않아도 되는 최선의 방법은 힘을 드러내는 것이다.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강력한 힘의 미국은 평화를 지킬 것이며, 군인들은 싸우지 않고 훈련만 받는 평화의 군대가 될 수 있으며 그 안에서 국민들은 편안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협상의 기본 전략을 명심하라. 합의가 간절한 쪽이 더 적게 얻기 마련이다”고 하면서 국가 간의 모든 협상을 물건 팔 듯이 하려 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중국에 나가 떨어졌다’고 하면서 “중국의 두 얼굴”을 상대해야 한다며 중국과의 갈등을 증폭시켰지만, 그의 말대로 중국이 당장 나가 떨어지게 하지 못했다. 

 

그는 협상에서 “기습은 승리를 안긴다. 나는 무엇을 할지 말하지 않고 경고를 보내지 않으며, 예측 가능한 패턴을 드러내지 않는다. 나는 무슨 행동을 할지, 혹은 생각을 하는지 드러내고 싶지 않다. 나는 예측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의 말은 북한 김정은과의 대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베트남에서 저녁 잘 먹고 협상을 파기하고 귀국해 버렸다. 그동안 기대했던 남북관계는 도루묵이 되어 버렸다. 정말 그는 알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은 강한 군대로부터 시작된다.”는 그의 말은 언제나 유효한 것 같다. 그러면 과연 미국은 지구상에서 강한 군대로 남았는가? 미군이 주둔하는 곳마다 주둔비 협상으로 분란을 일으켰다. 세계인들에게 미군의 강한 군대의 이미지에서 장사꾼의 피로감만 주었다. 

 

그는 교육에 대해서도 미국교육은 세계에서 26번째이며 ‘그 26위!’는 참으로 부끄러운 낙제점이라고 했다. 연방 교육부는 교육을 너무 오랫동안 좌우했으며, 정치적 공정성을 따지는 사람들이 교육을 장악했으며, 그 결과 교육자들은 아이들이 낙제하면 실망할까 걱정만 하여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고 하면서. 아이들을 기쁘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가를 모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지식에 더하여 기본적인 가치관, 자제력, 생활능력을 갖추고 졸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교육은 이기는 것’이므로 ‘이기는 교육이 바로 성공하는 교육’이다. 경쟁에 따른 우수성이 갑자기 비판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경쟁주의 교육을 강조했다. 

 

특히 그의 에너지 정책은 유별났다. 세계의 흐름에 역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연두교서에서 ‘기후변화를 오늘날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한 것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기후변화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과거에도 수없이 전개해 온 자연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녹색 에너지라는 태양광 발전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이용을 수거하는데 40~50년이 걸리므로 합당한 투자로 볼 수 없고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면서 원유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실히 그는 현실주의적인 장사꾼이었다. 그는 집권하자 세계기후협약에서 탈퇴하면서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해 나갔다.

  

그리고 의료보험은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면서 “오바마 케어”를 맹비난하면서 부적정 부담 보험법을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그 방향은 모든 사람을 위해 저렴하고 잘 관리되며 선택의 자유를 주는 의료보험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진정한 문제는 자신을 돌볼 수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며, 정부는 의료보험 문제에서 최후의 원조자 역할만 하고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을 보장하며 파국적인 사태나 계산 착오가 발생하였을 때 감당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경제문제에 집중했다. 중요한 것은 ‘멍청이가 된 미국 경제’를 똑똑하게 만드는 일이며 이런 일은 자신만이 해 낼 수 있다고 했다. 미국 경제가 부실하게 된 배경에는 부실한 관리와 나쁜 정치가 합쳐진 결과라고 하였다. ‘오바마 케어’가 강조한 임시직만 늘릴 것이 아니라 정규직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는 경제로 전화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의 강력한 노조 정책을 들면서 노조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고 했고, 외국의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와야 하며 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전체 소득계층에게 더 공정하도록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며 자신만이 그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그의 강력한 미국 중심의 경제 정책과 투자유치 정책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강하게 진행되는 것을 보면 그의 경제 정책 중 상당 부분은 효과를 보는 듯하다. 

 

그는 미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미국이 미국인에게 약속을 실천하고 그 자랑스러움을 심어준 것은 바로 레이건 대통령이라고 하면서, 미국을 다시 레이건 시절의 영광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를 위해 경제적으로 더욱 부강해져야 하며 더욱 강력한 군대를 만들어 군대를 동원할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총을 가질 권리를 인정하여야 하며, 무너지는 총체적인 인프라를 구축하여, 안전한 나라, 일자리가 풍부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렇게 될 때 미국 사람들 모두 좋은 가족과 진정한 가치관을 가지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미국은 자유 세계의 훌륭한 리더로서 우방의 신뢰를 받으면서 존경받는 미국의 위상을 회복시켜 줄 것이라 했다. 그래서 그는 진보와 평화의 원동력으로 미국 국민들이 품었던 위대한 미국으로 돌아가자고 역설했다.

 

어쨌든 그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외교, 국방 나아가 미국적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이전의 민주당 정부의 정책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새로운 대안과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며 자신이 바로 그런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뛰어난 리더는 주요 원칙을 고수하며 단합을 이끌어내는 타협의 여지를 찾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쓸데없는 선심성 사업에 모든 법안이 매몰되지 않도록 능숙하게 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 나는 원칙을 지킬 줄 안다. 동시에 공화당과 민주당이 공존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도 안다.”면서 타협과 협상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특히 자신의 정치는 ‘희망의 정치’가 아니라 자기와 같은 강인한 기업가만 제시할 수 있는 ‘현실의 정치’라고 힘을 주었다. 그는 스스로“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이며, 우리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열정과 의지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현실의 정치는 협상과 타협의 유연성을 상실한 아집과 독선의 정치, 때로는 밀어붙이기였고, 외교는 좌충우돌이라 전통적인 친구였던 유럽에서조차 외면당했다. 정치적 슬로건과 집권하고 나서의 실질적인 정치와는 확연하게 달랐다. 그 결과 미국은 더욱 강하게 양진영으로 갈라졌으며, 그야말로 정치적 이념과지지 세력에 따라 펜덤화되어 버렸다.

  

트럼프로 인해 갈라치기 된 미국은 어떠했는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에게 패배하자 트럼프와 그의 극렬 지지자들은 대통령 선거에 불복했다. 트럼프는 선거 결과에 불복했고 부정선거의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여러 곳에서 소송과 재판과 재개표를 해야 했다. 미국 역사상 그런 경우는 없었다. 그것만은 아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극렬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 화상회의가 시작되자마자 1,000여 명이 ‘1월 6일을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 날’이란 슬로건을 들고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력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총 8만여 명이 참여했고, 투입 경찰은 1,200명 이상이었으며, 5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체포된 시위대는 725명 이상(그중 325명은 중죄 적용)이었으며, 3,000만 달러(300억 원) 규모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로 인해 미국 민주주의는 당에 떨어졌으며 미국 민주주의가 브라질보다 못한 세계 최하위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오명을 썼다. 

 

이렇게 트럼프에 의해 창안되고 조장된 미국 사회의 분열과 프로파간다(선전)는 온갖 정책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코로나 극복을 두고 진행되는 바이든 정부의 백신 정책에서도 반기를 들고 있다. 그래서 미국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미국 정치가 극단적으로 가고 있으며 절충안이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한 마디로 트럼프 이후의 미국은 트럼프가 불구가 된 미국을 치유하겠다고 나섰지만, 트럼프에 의해 더욱 불구가 되어버린 것 같다. 트럼프는 화합의 정치를 부르짖으며 자기야말로 미국을 하나로 묶을 화합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그의 정치는 미국을 완전히 둘러 갈라치기 한 정치였다. 그는 철저한 미국 중심주의자였으며 미국 우월주의에 빠져 있었고, 자기중심주의에 빠진 정치인이었다. 

 

이제 우리를 돌아보자. 한국 역시 촛불혁명 이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에서 양 진영으로 갈라져 버렸다. 그 결과는 정치에서만 아니라 60%에 육박하는 국민들이 정권교체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대통령 선거가 불과 3일 밖에 남지 않았다. 지금의 우리 대통령 선거는 정말 미국 못지않게 분열되었으며, 세계 여러 나라가 민주화 이후 최대로 지저분한 선거라고 비난하듯, 증오와 비난, 폭로와 선전 등으로 철저하게 분열된 비방의 선거전이었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몸통 의혹의 증폭과 아내의 법인 카드 유용 의혹,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관련 수사 무마 의혹과 아내 김건희 주가조작 의혹 등 정말 쌍방 피 튀기는 공방전의 선거전이었다. 거기다가 사전 투표의 부실 관리 논란은 선거 이후의 대한민국 사회에 불러올 후폭풍을 두렵게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그동안 사전 투표에 대한 불신 풍조가 암암리에 팽배한 가운데 하여 사전 투표의 부실 관리는 분명 부정선거 논란의 강한 불씨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평화와 화합을 찾기 힘들 것 같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그것은 선거가 공정하고 철저하게 관리되어 민주주의 선거의 4대 원칙이 단 1%의 의혹도 없이 지켜졌을 때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미 그런 논란의 중심에 사전투표가 서 있다. 거기다가 혹시 이재명이 당선되어 윤석열과 그 아내 관련 수사를 하여 구속한다면 정치 보복이라 할 것이고, 윤석열이 당선되어 대장동 및 법인카드 유용와 관련하여 이재명과 그 아내를 법적 조치한다면 이 또한 정치 보복이라 할 것 같다. 거기다가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어 문재인 정부의 부정과 비리를 수사하고 법적 조치한다면 비록 부정과 비리가 있었다 하더라도 정치 보복이라고 할 것이 뻔하다. 거기다가 앞으로 불어올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의 불씨는 또 어찌하랴. 그러니 누가 당선되어도 나라는 한동안 매우 시끄러울 것 같다. 우린 그것을 문재인 정부에서 이미 학습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도 강하게 화해와 화합의 정치를 내세웠지만, 적폐 청산으로 그 임기의 반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스스로 타협과 협상, 화합의 정치인임을 자부하였지만, 그의 자취는 분열과 갈등만 남겼듯이 촛불혁명 이후의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 여당과 야당의 두 주자는 하나같이 화합과 통합의 대한민국, 정치 보복 없는 대한민국을 부르짖고 있다. 나는 그것을 믿어보고 싶다. 대선 이후 누가 당선되든 남북전쟁으로 서로 증오하며 죽였던 미국을 하나로 품었던 링컨과 같은 화해와 포용의 정치, 거의 평생을 감옥에서 지내다가 출옥하여 대통령에 당선되고 모두를 용서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제8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용서와 화해의 정치, 치열한 당쟁 속에서 아버지 사도세자를 뒤주에서 죽게 한 정치 세력을 척결하지 않고 포용하면서 새로운 조선을 열었던 정조의 포용과 진취의 정치를 기대해 보는 것은 무리일까? 그래도 나는 그런 정치를 기대해 본다. 하나로 통합되고 치유의 대한민국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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