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고=한광수 기자]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했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된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에서 해고 노동자에게 2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 이후 천안 삼성SDI에 민주노조가 본격 설립된다.
전국금속노조 충남지부는 23일 보도자료 등을 통해 "오는 24일 11시, 삼성SDI 천안공장 정문에서 삼성SDI지회 설립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설립총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삼성SDI 천안공장 노동자들은 삼성SDI에 만연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민주노총이 아닌 다른 상급단체의 노동조합도 만나봤고, 노사협의회에 직접 참여하는 등 여러 노력을 해왔지만, 다른 상급단체를 둔 노동조합에는 회사를 바꿀 힘이 없다는 것을 알았고, 삼성SDI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단순히 협의만 할 뿐 노사협의회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무시해왔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이에 삼성SDI 천안공장 노동자들은 삼성이라는 한국 최대 기업을 상대할 수 있는 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소속된 노동조합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포문을 열였다.
살인적인 노동강도 OUT! 금속노조는 "올해 삼성SDI는 테슬라에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서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지만, 정작 그에 맞는 인력이 충원되기는커녕, 회사는 연구·개발·생산 모든 공정에서 기존 노동자들의 살인적인 연장·야간근로를 확대해왔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주 52시간제를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주 64시간 노동하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탄력근로제를 시행하는 사업장이라고 하더라도, 주 64시간 노동의 일상화는 살인적인 노동강도"라며, "삼성SDI에서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서 더욱 고삐를 죈다고 하지만, 생산 라인에서도 연구·개발을 하는 사무실에서도, 노동자들은 숨 막히는 노동강도를 견디지 못하고 우울증과 번아웃 및 각종 질병을 토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불공정 임금제도 OUT! 보도자료에서는 또 "삼성SDI에서 살인적인 연장·야간 노동이 만연한 이유는 회사가 고과권자의 성과평가라는 통제장치를 통해서 노동자들에게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삼성SDI 노동자들은 정해져 있는 근무시간 이후 휴식을 위해서 퇴근하고 싶어도 고과권자의 연장·야간 노동 요구를 군말 없이 따라야 하는 처지로, 삼성의 고과제도는 진정으로 더 큰 가치와 성과를 내기보다는, 오히려 후진적이고 권위적인 화사 문화와 줄 세우기 문화를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상SDI지회 박성철 준비위원장은 "지난 2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사장)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미래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발언했고, 지난 4월에도 최윤호 대표이사는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소통은 1등 기업 위한 변화의 출발이며 가치 창출의 시작점’이라고 말한 바가 있으며, 심지어 당일‘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소통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발언한 바가 있다."면서, "최윤호 대표이사가 진정으로 ‘ESG 경영’을 하고자 한다면, 우리 노동조합과 만나 ‘소통’을 하고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고과제도 문제부터 바꿔나가자"고 요구했다.
강환근 금속노조 충남지부 부지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는 24일 기자회견 이후 설립총회를 실시하면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선별노조 단일노조라 설립총회만으로 노동조합이 설립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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