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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국민은 내 편, 네 편 분열이 아닌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염원할 뿐이다.

오수균 | 입력 : 2022/10/20 [10:41]

 

▲ 협성대학교 오수균 객원교수     ©

 

[오수균=협성대학교 객원교수]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 사회의 일반적인 행태를 보면 중국의 삼전 전략(三戰戰略)을 연상하는 듯하다. 우리의 사회·정치·경제 등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를 일부 집단이나 조직들이 일단 사회적인 쟁점으로 이슈화시켜 여론에 공표한 후, 그 여론을 계속 반복적으로 퍼트리고, 국민의 구전은 그 여론에 인지 부조화로 몰입시켜 확증 편향을 형성하여 내 편, 네 편으로 가른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일단 이슈화된 문제에 대해 설득력 있는 메시지로 그 강도를 점점 높이면서, 여론몰이로 우호적인 지지층을 조성하여 그것이 국민의 신뢰를 얻었다는 명분을 확신하고, 지지층의 결집을 더욱 공고히 하며 실제 행동을 부추긴다.

 

1945년 해방 이후 현재까지 친일 논쟁은 끊임이 없다. 역사는 과거이지 현실과 미래의 자체 문제가 절대 아니고 단지 교훈일 뿐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과거의 집착이 아니라, 당면한 현재의 문제를 극복·해결하며 미래지향적인 발전이다.

 

중국의 삼전 전략은 여론전(輿論戰), 심리전(心理戰), 법률전(法律戰)을 통해 싸우지 않고 승리한다는 비대칭 전략을 말한다. 즉, 이 전략을 통해 군사적 또는 비군사적 활동에 대한 국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여 우호적인 반응과 정당성을 확보하여 전략적 우위를 달성한다는 개념이다. 반면에 대칭 전략은 군사력을 동원하여 맞대응하는 전략을 말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처럼 중국의 삼전 전략은 역시 중국의 영해 및 영토 경계 확장에 탄도 미사일이나 순항 미사일 혹은 어떤 항공모함보다도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삼전 전략은 대단히 효과적이고 그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 같다(피터 나바로 지음. 이은경 역, 웅크린 호랑이, ㈜레디셋고, 2012. p.134.).

 

이 삼전 전략은 2003년 말 장쩌민(江澤民) 국가 주석이 이라크 전쟁 이후 총체적인 전쟁 양상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하여 이라크 전쟁의 경험을 분석한 뒤 “중국인민해방군은 반드시 여론전, 심리전, 법률전, 즉 삼전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 라고 강조함으로써 처음으로 삼전 전략 개념이 제시되었다(Naver 블로그, R.O.K Marine Corps 341).

 

중국 공산당 중앙 군사위원회는 2003년 12월 5일 개정 공포한 ‘중국인민해방군 정치공작 조례’ 제12장 14조 18항에서 여론전, 심리전, 법률전을 진행해 적군을 와해시키는 공작을 전개한다. 라고 명시했다. 2010년 9월 13일 새로 개정된 조례에서는 삼전 전략이 중국군의 교육훈련과 군사작전 준비에 정식 포함하고 중요한 작전 및 전쟁 행동 모델 중 하나로 채택됐다. 당시 국제정세변화와 각국의 군사혁신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전략적 사고에 영향을 미쳤으며 나아가 삼전 전략이라는 새로운 전략 개념을 탄생시켰다(국방일보 2020. 7. 30).

 

이 전략은 중국이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 주로 사용한 비군사적 전쟁개념에서 출발하여 현재는 군대뿐만 아니라 정치·외교·경제 등 각 분야에서 국제사회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국경선 중심의 많은 인접 지역에서 옛 영토를 되찾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역사를 왜곡하고 심지어 가짜 지도를 만들어 이를 증거라고 제시하며 집요하고도 지속적인 거짓 주장과 거짓 선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마치 거짓말도 자꾸 반복하면 진실이 된다는 격언에 따르는 것 같다.

 

중국의 삼전 전략은 손자병법에서 전쟁의 궁극적인 목적은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면 상대와 싸우지 않고 쌍방 간 피해를 주지도 입지도 않으면서 온전한 상태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정책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손자병법의 「모공」편에 백번 싸워서 백번 이기는 것(百戰百勝)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니고(非善之善者也), 싸우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不戰而屈人)이 가장 좋은 것(善之善者也)이다(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 善之善者也).라고 했다. 동양은 전쟁을 정의와 부정의의 대결로 해석한 것과는 달리 서양은 평화와 폭력의 대결로 보았다. 그리고 마케아벨리는 전술론에서 “전쟁은 적을 굴복시키고 내 의지를 실현하고자 사용하는 폭력 행위이고 그 수단에는 본래 어떤 제한도 있을 수 없다.”라고 했다.

 

제1·2차 세계대전과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등에서 보듯이 전쟁의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 결과 상호 간에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이고 처참한 인명피해는 물론 막대한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중국은 성동격서(聲東擊西)의 격언처럼, 한국 전쟁으로 국제사회가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티베트를 1950년 10월 무력 침공하여 1951년에 중국에 강제합병시켰다. 1962년 인도를 침공했고, 1988년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 : 스프래틀리 군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무력으로 탈취했고, 1994년 난사군도에서 영토 확장 노선을 고수하며 필리핀으로부터 미스치프 암초를 무력 점령했다. 중국의 특징은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일본의 센카쿠열도(尖閣列島, 중국은 다오위다오 : 釣魚島)에 대한 지속적인 영유권의 주장으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2010년 9월 7일 일본의 해상보안청이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에서 중국의 어선 한 척을 불법조업 혐의로 나포하여 선원 15명 전원 구속했다. 중국은 즉시 석방을 요구했으며, 당시 양국 간 고위급 교류와 가스 공동개발 및 항공편 증평 논의의 중단과 함께 일본에 대한 첨단제품 제조에 필수품인 희토류 금속의 수출금지라는 보복 위협 카드를 내밀어 일본 정부는 이에 굴복하여 법적 기소 없이 전원 석방했다.

 

당시, 중국은 자신의 고유 영토를 일본이 무단 침입했고 또 일본의 국내법을 적용한 것은 황당하고 불법적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여론전을 통해 일본에 대한 반중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심리전까지 동원하여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도 불러왔다.

 

특히, 중국은 한국의 사드(THAAD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이 롯데그룹의 성주 골프장 부지가 선정되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삼전 전략'을 그대로 활용한 결과, 롯데쇼핑은 중국에서 사업을 접어야 했고, 중국은 한국여행을 금지하고 한류열풍을 가로막고, 심지어 한국의 드라마가 중국의 TV에서 사라지는 조치도 단행했다.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롯데보복을 선동하는 여론전을 펼쳤고, 또 무조건 복종하고 따르는 중국인들의 반한 혐오감이 불러온 심리전은 중국 인민들이 롯데마트의 불매운동에 동참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또 중국 정부는 롯데 계열사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 점검, 안전 점검을 했다.

 

그 결과 소방법 등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2017년 3월 8일 롯데마트에 대해 중국 내 지점 119개 가운데 55곳을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 퇴출이라는 벼랑 끝 전략으로 내몰린 결과, 롯데마트는 2018년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2019년에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등도 철수했고, 중국 내 백화점 5개 가운데 마지막 남은 롯데백화점 청두점은 올 7월에 이사회에서 매각을 결정함으로써 롯데쇼핑은 중국에 진출하지 15년 만에 사업을 완전히 접게 되었다. 보복행위의 또 다른 예는 한국식품의 통관을 거부하고, 심지어 사탕 속에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의약품으로 분류하여, 의약품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국 해관은 통관을 금지했다.

 

그리고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간 마찰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2017년 1월 4일 중국 외교부는 "소국(小國)이 대국(大國)에 대항해서 되겠냐, 너희 정부가 사드를 배치하면 단교 수준으로 엄청난 고통을 주겠다.”라고 했다. 이런 공산당 선전술에 흥분한 일부 중국인들은 한국 상품을 불태우고 심지어는 어느 한 중국인은 한국 차량을 벽돌로 부수는 광경까지도 TV에 비추어진 적이 있었다. 공산당은 이 모든 과정을 조작해놓고도 '중국 인민의 자발적 불만 표출'이라며 딱 잡아뗐다(삼전 전략-우남위키 (unamwiki.org).

 

특히, 중국은 2017년 2월 28일 "모든 필요한 조치를 통해 한국을 징벌할 수밖에 없고, 한국은 이번 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 상상도 하지 말라"고 하며 강경하게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 2017년 3월 1일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이 중국군의 타격목표가 될 것이라며 한국을 위협했다. 2017년 3월 2일 중국군의 뤄위안(羅援) 장군은 한국에 대하여 "외과 수술식 타격"을 주장하였다(https://ko.wikipedia.org/wiki).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강경 일변도로 보복 위협을 강행한 결과, 사드 합의문에 '삼불<三不 : 사드 불 추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Missile Defense)체계 불가입, 한·미·일 3국 동맹 불추진)>'을 문서에 넣는 법률전에 성공했다. 우리 외교부는 삼불 정책이 중국의 주장처럼 '약속'이 아니라 '입장표명'일 뿐이라고 했다. 중국은 삼불에 더해 일한(一限 : 배치된 사드 시스템 사용의 제한 요구)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은 한국의 사드 문제에서 총 한 발 쏘지 않고 이겼다."라고 전했다(삼전 전략 - 우남위키 (unamwiki.org).

 

중국은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혼란을 일으켜 중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목적을 달성하였는바, 향후 북핵 문제,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 쿼드(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QSD) 참여 문제와 함께 중국을 배제하는 반도체 동맹(칩4 동맹), 인플레감축법(IRA) 등까지 개입하여 우리 정부와 국민에게 경제는 물론 심리적인 심각한 타격을 줌으로써 국론 분란을 조장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점점 확대하려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가 미국에 무조건 반대하는 운동을 조장하기 위해 조직적인 시도와 함께 친 중국화의 획책을 도모하고, 특정 상황에 대해서는 회유와 압박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국익에 반하는 간섭을 서슴지 않고 그 빈도와 강도는 점점 증대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지난 9월 8일 핵 사용 법제화를 공표하고, 또 최근 들어 하루 멀다 하고 미사일과 방사포 등으로 위협하는 등의 국가 안보가 총체적으로 위태로운 가운데, 한미일 해상훈련을 두고 보수와 진보는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만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 위협과 함께 중국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 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 및 배타적 경제 수역(EEZ : Exclusive Economic Zone)의 잦은 침범, 쿼드 및 MD 체계 참여 그리고 사드의 추가 배치 등의 위협으로 인하여 안보 딜레마 속에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를 점령했었다. 그 후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프랑스와 독일이 가입하여 같은 우방국의 회원국이 되었다. 이 점은 친일의 논쟁을 떠나 집단안보협력체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국가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교훈이 될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2일 러시아 주도로 중국, 인도 등 13개 국가가 합동군사훈련을 했으며, 또 옛 소련 휘하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모임인 상하이협력기구(SOC)에 이란이 동참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반미연대가 더욱 공고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9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굳게 고수하고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의 도발을 규탄한다며 중국의 대만에 대한 정책 지지와 함께 미국을 규탄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러시아와 함께 세계질서를 공동으로 주관하려는 의도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우리의 외교·안보·통상 등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중국과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 대한 높은 무역 의존도는 국가의 중대한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천연가스 수입량 중 러시아의 비중이 55%나 되는 독일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푸틴의 덫에 걸려 쩔쩔매며 추운 겨울의 에너지 대란을 걱정하고 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한국경제신문, 2022. 9. 17.). 우리의 대중국 수출의존도와 수입의존도는 각각 25%와 22.5%이다. 사드 배치 보복에서 보듯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 마련이 절대적으로 시급하고 필요하다.

 

최근 북한의 핵 사용 법제화 및 미사일 발사 등의 군사도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패권경쟁의 심화, 중국을 배제하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 미국의 IRA법 시행 등 국제정치경제환경은 급속히 변화하고 또 불확실성이 점점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가들은 특정 정쟁에 대해 자기만의 정치를 위하여, 포퓰리즘(Populism)의 영역 내로 국민을 점점 끌어들여 내 편, 네 편으로 가르고,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만을 진정한 국민으로 여기고 상대는 죽일 적이라는 풍토가 팽배해지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우리 대 그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나만의 입장을 내세우며 이득을 보는 집단은 끊임없이 갈등을 조장·부추긴다. 여기에 부합하는 자기준거기준의 열광적인 팬덤은 상대를 심리·정신적으로 억압하고, 심지어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 Social Networking Service) 등을 도구로 활용하여 집단적인 언어테러로 위협도 한다.

 

우리 사회는 어느 날부터 진실과 거짓, 진짜와 가짜 그리고 사실의 주장 등에 대해 내 편은 옳고 네 편은 바르지 않다는 조작적 정의를 내세우며 공론의 장은 이미 사라진 것 같다. 상대편의 주장은 사실도 거짓이고 우리 편의 주장은 거짓도 대안적 진실이 된다는 주장이 유튜브 등의 언론 매체를 통해 확증 편향을 증폭시키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전투구 행태의 파렴치한 이념 정치를 보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단지, 국민은 국가의 안위와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주변 강대국들이 넘보지 못하는 강력한 국가가 되길 바랄 뿐이다. 오로지, 국민은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염원할 뿐이다. 국민은 내 편과 네 편으로 가르는 분열 정치를 원치 않는다. 북한의 핵 위협 및 경기 침체 등과 같은 총체적 위기 속에 보수와 진보의 일치단결이 아닌 분열과 비방은 중국의 삼전 전략이 우리 사회의 분열을 획책·조장하는 방안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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