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7개월 남기고 3년짜리 인사…이장우의 ‘마지막 인사권’ 논란- 김용원 대전관광공사 사장, 이장우 임기 말 3년 임명…“새 시장은 뭘 하라는 것인가”
- 공개모집·청문회 거쳤지만 논란은 ‘절차’ 아닌 ‘시점’…‘알박기 인사’ 비판 재점화
[대전=뉴스파고 금기양 기자] 대전시가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에 나서면서 민선 8기 이장우 전 시장의 임기 말 인사권 행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논란의 중심에는 김용원 대전관광공사 사장이 있다. 김 사장은 이장우 전 시장 임기가 끝나기 불과 수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10일 3년 임기로 임명됐다.
대전시는 공개모집과 대전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쳤고 적격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시장이 직접 임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청문회를 거쳤느냐가 아니다. 왜 하필 이장우 전 시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3년짜리 기관장을 임명했느냐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임기 말 시장이 차기 시장의 임기 상당 부분을 넘어서는 장기 임기의 산하기관장을 임명했다면, 새 시장이 시정 방향을 바꾸더라도 해당 기관장은 그대로 남게 된다. 결과적으로 전임 시장의 인사권이 차기 지방정부의 임기까지 이어지는 모양새가 될 수밖에 없다.
‘청문회 통과’가 모든 논란을 덮지는 못한다 김 사장 측에서는 공개모집과 인사청문회를 거쳤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다. 실제 대전시도 공개모집과 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적합 의견을 받은 뒤 임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모와 청문회는 인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판단하는 장치이지, 임명 시점의 정치적 적절성까지 면죄부를 주는 장치는 아니다.
오히려 질문은 더 선명해진다. “공개모집과 청문회까지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면, 왜 새 시장이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리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수장은 시민의 선택으로 바뀐다. 시장이 바뀌면 정책의 우선순위와 시정철학도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전임 시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핵심 산하기관장에게 3년 임기를 부여한다면 새 시장의 정책 선택권은 그만큼 좁아진다. 법적으로 가능한 것과 정치적으로 책임 있는 것은 다르다.
이장우 전 시장은 왜 서둘렀나 더욱 주목되는 것은 김 사장이 대전관광공사 내부에서 상임이사를 지낸 인물이라는 점이다. 대전시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사장은 TJB 영상국장을 거쳐 대전관광공사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즉 외부 인사를 전격 발탁한 것이 아니라 기존 관광공사 내부 경험을 가진 인사를 전임 시장 임기 말 3년 임기의 수장으로 앉힌 인사다. 그렇다면 더욱 설명이 필요하다.
이장우 전 시장은 왜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이 인사를 단행했는가. 차기 시장에게 인사권을 넘기는 것보다 임기 안에 기관장 인선을 마무리해야 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면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새 시장은 정책을 바꾸고 기관장은 그대로? 대전관광공사는 단순한 산하기관이 아니다. 관광·축제·마이스(MICE) 등 대전시가 추진하는 주요 관광정책을 실행하는 핵심 지방공기업이다.
시장이 바뀌었는데 관광공사 수장은 전임 시장이 임명한 인사가 3년 동안 자리를 지키는 구조라면 새 시장의 정책 추진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이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기관장이 교체되는 관행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그 원칙은 전임 시장의 임기 말 인사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장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자신의 임기가 끝난 뒤에도 상당 기간 자리를 유지할 기관장을 임명하는 것은 단순한 행정행위를 넘어 차기 지방정부의 정책 공간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은 인사’ 의혹은 해명하고 넘어가야 당시 지역사회에서 김 사장 인선을 둘러싸고 ‘보은 인사’ 또는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이 제기됐던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물론 이를 사실로 단정할 근거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공개모집과 인사청문회라는 절차도 거쳤다.그러나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과 의혹이 사실이라는 것은 다르지만, 의혹이 제기될 만한 인사였다는 정치적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 인사는 시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임기 말 장기 임기의 기관장 인선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전 시장이 당시 왜 이 인사를 선택했는지, 왜 차기 지방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서둘러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결국 남는 것은 ‘법’이 아니라 ‘책임’ 민선 9기 대전시가 산하기관 운영을 점검하면서 이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허태정 시장이 새 시정의 정책 방향과 시정철학에 동참하기 어려운 산하기관 관계자들에게 거취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낸 만큼, 전임 시장 임기 말 임명된 기관장들의 역할과 책임도 자연스럽게 검증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사장에게도 선택지는 명확하다. “임기가 남았다”는 법적 권리만 주장할 것인지, 아니면 “왜 민선 9기에서도 내가 관광공사를 이끌어야 하는가”에 대해 시민에게 설명할 것인지다.
그리고 이장우 전 시장 역시 답해야 할 질문이 있다. “왜 차기 시장에게 넘겨도 될 인사를 자신의 임기 마지막에 3년짜리로 단행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민선 8기 이장우 시정의 마지막 인사는 두고두고 ‘임기 말 알박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인사권은 시장의 권한이다. 그러나 임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서 정치적 책임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민선 8기의 마지막 인사가 민선 9기의 첫 번째 인사 논란으로 되돌아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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