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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수억대 법률자문 ‘깜깜이’ 비공개… 3463건 자문 세부 내역·변호사명 은폐

종결 사안까지 업무 지장 핑계로 비공개… 천안시 ‘알권리 침해·재량권 남용’ 비판

한광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9/18 [15:29]

천안시, 수억대 법률자문 ‘깜깜이’ 비공개… 3463건 자문 세부 내역·변호사명 은폐

종결 사안까지 업무 지장 핑계로 비공개… 천안시 ‘알권리 침해·재량권 남용’ 비판
한광수 기자 | 입력 : 2026/09/18 [15:29]

▲ 천안시, 수억대 법률자문 ‘깜깜이’ 비공개… 3463건 자문 세부 내역·변호사명 은폐     ©

 

[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천안시(시장 장기수)가 최근 68개월간 수억 원의 혈세를 들여 3천건이 넘는 법률자문을 받아왔지만, 어떤 고문변호사에게 어떤 내용의 자문을 받았는지 등 구체적인 내역은 모두 비공개로 일관해 '깜깜이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스파고는 천안시의 법률자문 운영실태와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월 초 ‘천안시 법률자문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천안시는 연간집행금액과 고문위촉변호사 현황만 공개했을 뿐, 자문 요지, 배경 법령, 답변 요지, 자문 요청 문서, 자문 답변서 등 핵심 정보에 대해서는 전면 비공개 결정을 통보했다.

 

천안시가 제시한 비공개 사유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다. 자문의 구체적 내용과 답변이 공개될 경우 외부 전문가의 견해가 유출되어 장래 자문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고, 수행자들의 심리적 위축과 내부 의사결정 과정 노출로 업무 수행이 곤란해진다는 지극히 추상적인 이유다.

 

당초 정보공개 청구 시 “개인정보를 삭제한 후 부분공개해 달라”고 명시했음에도 변호사명이나 특정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정보 외에 문서 전체를 비공개한 것이다.

 

특히 법원 판례상 이미 답변이 완료되고 의사결정이 종료된 정보는 공개하더라도 업무 지장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천안시는 2021년에 이뤄진 자문 내역조차 여전히 “내부 검토 및 의사결정 과정에 있다”는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비공개를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정보공개법상 검토나 의사결정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하더라도 그 검토 단계와 함께 '종료 예정일'을 청구인에게 안내하고 과정이 끝나면 통지해야 함에도, 천안시는 종료 예정일에 대한 아무런 안내조차 하지 않았으며 결정 통지 후 요구마저 거부로 일관하고 있다. 단순히 변호사의 견해 공개가 부담스럽다는 사유로 법적 절차까지 무시하며 비공개 요건을 남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천안시가 2021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실시한 법률자문은 총 3,463건에 달한다. 여기에 지출된 수수료는 건별 자문료 3억 6,995만 원과 고문변호사 정액 수당 1억 9,680만 원을 합쳐 5억 6,675만 원에 이른다.

 

연도별 지출액을 보면 △2021년 1억 120만 원(752건) △2022년 1억 1,095만 원(779건) △2023년 1억 1,85만 원(597건) △2024년 9,505만 원(461건) △2025년 9,650만 원(490건) △2026년 6,120만 원(384건) 등 매년 1억 원 안팎의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됐다.

 

천안시는 기수별로 10명 내외의 고문변호사를 위촉해 운영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자문 내역과 변호사명이 모두 은폐되면서 특정 변호사에게 자문이 쏠렸는지, 실효성 없는 형식적 자문에 예산이 낭비되었는지를 감시할 길이 막혀버렸다.

 

시민의 세금으로 작성된 법률자문 결과물은 시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하는 공공정보로서, 공개된다고 해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이나 국민의 생명을 해칠 우려가 없다. 천안시가 법적 근거도 희박한 비공개 특권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시민의 알권리 보장과 투명 행정을 위해 법률자문 내역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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