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장기수 천안시장이 동부권 주민들과 마주 앉았다.
장 시장의 순회 소통 행보인 '천안의 미래, 시민에게 듣다' 두 번째 대화가 24일 독립기념관 겨레누리관에서 열렸다. 성환·직산읍에서 첫 대화를 가진 데 이은 자리다.
이날 행사에는 목천읍과 북면, 성남면, 수신면, 병천면, 동면 등 동부 6개 읍면 주민 150여 명이 참석해 민선 9기 시정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장소를 독립기념관으로 정한 데는 동부권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를 고려한 뜻이 담겼다.
대화는 사전에 질문을 조율하지 않은 즉문즉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민들은 농촌지역 기반시설을 늘려달라는 요구와 지역 균형 발전 등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꺼내놓았다.
장 시장은 인사말부터 침수 문제를 꺼냈다. 도시 기반시설은 설계에만 빨라야 3년이 걸리는데 그사이 비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근본 대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배수펌프를 최대한 늘려 버티겠다는 것이다.
동부권을 읍면별로 나눠 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6개 읍면이 전체 그림을 공유하고 협력해야 지금보다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장 시장은 "동부권을 농업 비중이 높고 교통이 불편한 지역으로 규정하면서도, 앞으로 쓸 땅이 많이 남아 있고 세종과 청주, 대전이 가깝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충남의 중심이 아닌 충청의 중심으로 성장해야 된다"는 말도 나왔다.
교통 해법으로는 외곽순환도로망 완성을 제시했다. 아산 배방과 천안 목천을 잇는 국도대체우회도로는 사업비 6천억 원대 국가사업으로, 다음 달 초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 노선이 반영되면 천안형 외곽순환도로망이 완성돼 동부권 교통 여건이 크게 달라진다는 게 장 시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업 반영을 요청하려고 기획재정부에 면담을 신청했다가 성사되지 않자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일화도 꺼냈다.
독립기념관 서곡지구 활용 구상도 함께 나왔다. 1986년 소유권이 넘어갈 당시 10년 안에 목적대로 쓰지 않으면 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특약이 붙었던 30만 평 규모 땅이다. 장 시장은 이 가운데 18만 평 정도는 활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독립기념관과 천안시, 충남도, 정부가 함께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들어보자는 뜻을 독립기념관장에게 밝혔다고 소개했다. 철도 연장 역시 이용 수요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만큼 부지 개발이 먼저라는 판단이다.
산업단지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냈다. 계획 없이 들어오는 산단으로는 지역에 남는 것이 적다며, 노동자가 이 지역에서 먹고 자고 쓰는 구조를 만드는 산단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주민 건의는 생활 현장의 문제에 집중됐다. 성남면 주민은 대정저수지 수변 산책로가 개방된 뒤 낚시객이 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와 갓길 주차 문제가 커졌다며 낚시 금지구역 지정을 요구했다. 대정리 일대가 하수관로 없이 개별 정화조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축산 농가와 공장, 식당, 숙박시설이 들어서며 생활하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을 들어, 하수관로 설치 사업이 계획 반영에 그치지 않고 실제 시행되도록 챙겨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장 시장은 "낚시와 산책로 문제는 빠르게 정리하겠다"고 답했고, "하수 처리는 비용 부담이 큰 사안인 만큼 계획을 세워 소요액을 확인한 뒤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병천면에서는 세 가지 건의가 이어졌다. 병천 전통시장 현대화를 위한 공모사업 신청, 도시지역 내 주거용지 확대, 일몰제로 사라진 도시계획도로의 재검토다. 산업단지가 몰려 있어 상주 인구는 많은데 주택은 낡고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장 시장은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 산업단지 개발 과정에서 주거용지를 확보하는 방식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자리만으로는 정주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교육과 생활환경을 함께 봐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북면 주민은 연춘리에서 은석초등학교까지 약 3㎞ 벚나무길을 문제로 삼았다. 자전거도로에 차량과 농기계까지 섞여 다녀 걷기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장 시장은 "내년 이 일대를 정비할 계획"이라며," 여유가 있는 구간에 보행 공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세워 내년 추경에 설계비를 담을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장 시장은 학교급식에서 빠져 있는 영유아에게 지역 농산물을 현물로 지원하는 제도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요 예산은 65억 원 안팎으로 추산했고, 도비와 시비를 나눠 분담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산업단지에 들어오는 기업의 구내식당에 지역 쌀과 농산물을 쓰도록 요청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내놨다.
장 시장은 질문에 직접 답하면서 곧바로 풀 수 있는 사안은 관계 부서에 검토를 지시했다. 시간이 걸리는 과제는 추진 과정을 계속 알리기로 약속했다.
장기수 시장은 "독립운동의 성지에서 동부권 주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게 돼 뜻깊다"며, "제시된 제안들은 동부권 발전과 시민 중심의 천안 대전환을 이끄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 번째 대화는 오는 28일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쌍용1·2·3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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