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정규 직제와 결재권을 지니지 않은 전문임기제 정책보좌관을 앞세워 공무원들을 소집하고, 단순한 의견수렴을 넘어 실무 부서의 고유사무에까지 강압적인 지시와 가이드라인을 하달한 사실이 천안시의회 서류제출 요구로 확보된 공문 및 회의록 원본을 통해 낱낱이 드러났다. 이는 공직 사회의 기강을 무너뜨리는 ‘초법적 시정 농단’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9월 14일, 천안시 정책기획과는 정채긱획과장/기획팀장, 농업정책과장/친환경농업팀장/원예특작팀장, 식품안전과장/농식품산업팀장/급식지원팀장, 복지정책과장/복지정책팀장, 아동보육과장/아동복지정책팀장, 노인복지정책과장/노인정책팀장, 장애인복지과장/장애인정책팀장, 서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장/영유아모성팀장, 동남구보건소장/영유아모성팀장 8개 부서 과장 및 팀장 등 20여 명을 소집하는 공식 공문(정책기획과-8198)을 하달했다. 해당 공문에는 결재권이나 지휘권이 없는 일개 전문임기제 참모인 ‘정책보좌관 주재’가 또렷하게 명시되어 있었다.
이에 천안시 공무원 노조가 '보좌관이 공무원을 소집해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직제를 유린하는 중대한 월권'이라는 이유로 강력히 항의했고, 집행부는 9월 18일 변경 공문(정책기획과-8405)을 통해 팀장들을 전원 제외하고 과장급만 참석하는 것으로 축소하는 한편, '보좌관 주재' 문구를 삭제하고 '시장 주재 종합토론'으로 급히 위장 세탁했다.
하지만 집행부의 파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과장급 부서장 소집이 노조의 반발로 막히자, 불과 보름 뒤인 10월 7일(정책기획과-9012) 상대적으로 거부하기 힘든 8개 부서 6급 팀장 12명만을 골라 소집 공문을 다시 강행했다.
공문 본문에는 보좌관 주재라는 단어를 의도적으로 숨긴 채 실무협의회로 포장했으나, 실제 행태는 더욱 치밀하고 교활했다. 총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2일 열린 회의에서 김충구 농업정책보좌관은 헤드테이블 상석을 차지하고 회의를 주재했으며, 공식 회의록 참석자란에는 ‘농업정책보좌관(주재)’으로 당당히 박제되었다. 아울러 정규 온나라 전자결재 라인을 철저히 무시한 채, 회의 자료를 ‘김충구 농업정책보좌관님 쪽지 제출’로 못 박아 일선 공무원들에게 하달했다.
특히 확보된 회의록(10월 12일자 천안시민 건강먹거리 정책 실무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집행부가 주장해 온 단순한 여론수렴이라는 변명이 새빨간 거짓말이었음이 명백히 입증된다. 회의록 2페이지 및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보좌관 등은 일반직 부서의 고유사무와 계약 건에 대해 일방적인 결론과 지시를 내렸다.
아동보호과의 결식아동 급식카드 관련 사안에 대해 '시장님 입장은 재검토가 아닌 결정의 시간'이라며 '카드계약 해지 시 배상대책을 검토하고 동일 내용의 재보고를 지양하라'는 등 행정적 결론을 강압적으로 하달했다. 또한 농업정책과 및 보조기관 관련 사안에서도 최저가 입찰 원물 조건, 농협 RPC 협약, 단가 인하 방안 등 세부적인 집행 지침을 줄줄이 내렸다.
한편 천안시의회 장혁 의원은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장기수 천안시장은 이러한 파렴치한 팀장 줄 세우기 관련 게시물에 직접 ‘좋아요’를 누르며 공개적으로 승인하고 치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장이 시켰다면 시장 본인의 직권남용 교사요, 보좌관은 초법적 완장을 차고 공직 질서를 농단한 비선 실세일 뿐으로, 장기수 시장은 법치 유린을 자인한 김충구 보좌관을 즉각 파면하고 71만 천안시민과 2,500여 공직자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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