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IB 확대 논의 본격화…대전교육 해법과 한계 함께 짚다-민향기 의원 “핵심은 학교 수가 아니라 대전교육의 방향”
[대전=뉴스파고 금기양 기자] 대전시의회가 국제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의 대전 도입 방향을 놓고 교육 현장과 정책 전문가의 의견을 모았다.
대전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 민향기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20일 시의회에서 ‘IB 프로그램, 대전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IB 확산의 필요성과 보완 과제를 집중 점검했다.
이번 토론회는 대전시교육청이 현재 20개교인 IB 운영학교를 2030년까지 60개교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마련됐다.
양적 확대에 앞서 사업의 타당성을 따져보고, 일반학교와의 형평성 문제와 학교 현장의 부담을 확인하자는 취지다.
IB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출발한 국제 교육과정으로, 외국을 오가며 공부하는 학생들의 학업 연속성을 보장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진학 자격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암기식 학습보다 탐구와 토론, 서·논술형 평가를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학교가 IB를 운영하려면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의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신청 단계부터 컨설팅 비용과 인증 이후의 연간 운영비도 부담해야 한다. 교육과정의 장점만큼이나 재정 투입과 지속가능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제 발제를 맡은 충남대학교 교육학과 박수정 교수는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IB는 수업과 평가를 바꾸기 위한 여러 선택지 중 하나일 뿐, 도입 그 자체가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대전시교육청이 내건 60개교 확대 계획을 두고, 기존의 대전형 혁신학교인 창의인재 씨앗학교나 2022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했을 때 IB가 어떤 차별적 가치를 주는지 먼저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IB 학교와 일반학교 사이의 지원 격차, 순환전보로 인한 교원 전문성 단절, IBO에 지급하는 로열티의 비용 대비 효과성도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지정토론에 참여한 교원과 학부모, 교육청 관계자들은 IB의 가능성과 현실적 제약을 함께 짚었다.
서대전고 강현주 교장은 후보학교로서 2028학년도 입학생 적용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서·논술형 중심의 IB DP 과정이 내신 5등급제와 수능 중심 대입 체제와 충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학교가 제대로 준비하려면 교육청과의 세밀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변동중 오수민 교사는 반대로 IB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방향을 실제 수업에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중간고사를 없애고 전 학년에 서·논술형과 구술형 평가를 도입한 뒤 학생들의 참여도와 학습 효능감이 높아졌고, 사교육 없이도 변화가 가능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가양중 송지윤 교사는 일반학교의 현실을 강조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느린 학습자, 이주배경 학생 등 다양한 학생이 함께 있는 교실에서는 IB가 요구하는 높은 문해력과 자기주도성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행정업무가 줄지 않은 상태에서 인증학교를 늘리면 교사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우선은 선도학교의 수업 자료를 일반학교와 공유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대전교사노동조합 이윤경 위원장은 IB 확대를 둘러싼 쟁점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과의 중복성, 교원 업무 과중, 자율성 침해, 사교육 유발 가능성, 순환전보에 따른 지속가능성 문제 등을 제기했다.
학생 성향에 따라 학습 부담이 커질 수 있고, 대입 연계가 불투명한 점도 우려된다고 했다.
참교육학부모회 대전지부 강영미 회장도 설명회 중심의 일회성 소통으로는 부족하다며, 학부모와 교사의 의견이 실제 정책 수정으로 이어지는 상시적 협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지선다형 위주의 대입 평가 개선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교육청 장오희 장학관은 올해 12월까지 20회 이상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어 현장의 목소리를 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동부권을 시작으로 초·중·고 연계형 ‘IB 교육지구’를 조성하고, 교원 행정업무를 줄이며 인사제도 개선과 교원 동의율 요건 강화 등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민향기 의원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IB의 이상과 학교 현장의 현실 사이에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IB 학교를 얼마나 늘리느냐가 아니라 대전에서 어떤 학교와 어떤 교육을 만들 것이냐”라며 “대입 연계, 교원 업무 경감, 재정 형평성 등 제시된 과제들이 교육청 정책과 의회 예산 심의에 반영되도록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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