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한 자리 지키려 넉 달째 의회 멈춘 국민의힘…대덕구민은 안중에도 없나- 민주당, 의장직 양보에 재선 조건까지 철회…국민의힘은 전석광 고수
- 의원 4명 본회의 전원 불참에 의장 선출 또 무산…민생·예산 심의 차질 우려
[대전=뉴스파고 금기양 기자] 대전 대덕구의회가 넉 달 넘게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한 채 파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의장직을 양보하고 후보 조건까지 완화했지만, 국민의힘이 전석광 의원을 의장 후보로 고수하며 본회의에 불참해 의장 선출이 또다시 무산됐기 때문이다.
당내 후보를 지키는 일이 구민의 권익과 의회의 정상 운영보다 우선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덕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22일 공동입장문을 내고 “대덕구의회는 전석광 의원 한 사람의 의회가 아니다”며 국민의힘에 특정 후보 고집을 거두고 정상화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파행을 풀기 위해 전반기 의장직을 국민의힘에 양보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재선 의원 후보’ 조건도 철회했다고 밝혔다.
양당의 전직 의장을 모두 후보에서 제외하자는 절충안까지 내놓았지만, 국민의힘은 기존 당론을 유지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실제로 21일 열린 의장 선출 본회의에는 국민의힘 의원 4명이 전원 불참했다. 민주당 의원 4명만 참석하면서 의장 선출은 또 무산됐다.
여야가 4명씩 동수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불참은 의회 정상화를 가로막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국민의힘은 각 당이 의장 후보를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전·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후보 선택권을 주장하면서 정작 본회의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는 태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당 내부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것과 의회 본회의에서 의장을 선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후보 등록이 조례에 따른 정식 절차이며, 상대 당의 사전 동의가 필수 요건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이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려면 후보 등록과 표결에 참여하면 된다는 것이다. 협상이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지, 기존 당론만 반복하며 의회 운영을 멈춰 세워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특정 의원의 출마 자격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의 부재다. 민주당의 양보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의힘 역시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의회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전 의원을 후보로 유지하겠다는 당론만으로 상대 당의 동의까지 확보할 수는 없다.
의회 파행의 부담은 의원들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의장단 구성이 늦어지면서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 심의 등 의회 본연의 기능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공무원노조와 시민사회에서도 장기 파행에 대한 비판과 정상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직 의장을 제외한 후보를 정하면 즉시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도 전 의원 고수라는 기존 방침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후보 등록과 본회의 참석, 구체적인 협상안 제시로 정상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의회는 특정 정당이나 의원의 소유물이 아니다. 의장 자리를 둘러싼 당리당략이 구민의 선택으로 구성된 의회를 장기간 멈춰 세운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국민의힘은 이제 ‘후보 고수’가 아니라 ‘의회 정상화’로 답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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