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들어간 천안의료원.... 다음 날 싸늘한 시신으로...'454만원의 목숨 값', "너무 억울해!"

한광수 기자 | 입력 : 2014/02/20 [00:07]
▲  천안의료원에서 감기진단과 함께 2차례에 걸쳐 진료를 받은 후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은 후 사망한 고인의 유족들이 천안의료원의 오진 및 부적절한 초기대응이 고인의 죽음을 불렀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천안의료원측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 뉴스파고

ⓛ 사람 목숨 값 454만 2400원 "너무 억울해"
② 15분만 빨리 보냈어도...
③ 위로금인가, 합의금인가?
④ 천안의료원의 응급의료체계 진단

의료원 측의 과실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의료분쟁의 특성상 만만치 않은 소송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는 유족들을 위해 한 시민단체가 소송비용 모금운동을 벌일 것을 밝히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파고는 천안의료원 사망사고와 관련 4차례에 걸쳐 연재할 것이며, 오늘은 그 중 첫번째로 ⓛ 사람 목숨 값 454만 2400원 "너무 억울해" 편이다.
 
천안아산소비자시민모임(대표 신미자 이하 소시모)은 지난 해 11월 천안의료원에서 감기진단과 함께 2차례에 걸친 진료 후, 단국대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의료원 측의 오진과 부적절한 응급환자 대응 등 의료원 측의 과실로 인해 1주일이면 퇴원할 수 있었던 젊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소시모 회원 및 지인들과 함께 모금운동을 통해 억울한 유족들의 소송을 도울것이라고 밝혔다.

유족인 목천읍에 거주하는 고인의 모친인 서 모씨(69)와 미망인 변모씨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걸어서 의료원으로...감기진단으로 2시간 허비
노후준비를 위해 귀촌을 준비하던 차에 부인과 함께 천안시 목천읍에 자리 잡은 고인은 지난 해 11월 8일 저녁, 침을 삼키기가 어렵고 목이 붓는 증상이 나타남에 따라 부인과 함께 천안의료원을 방문하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의료원에서는 감기진단과 함게 주사처방을 했고, 부부는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후 갑자기 고인이 제대로 말도 못하며 거친호흡 증상이 나타남에 따라 119를 통해 밤 12시 50분경 천안의료원 응급실로 호송됐다.

유가족은 이 때도 119에 전화하자 마자 바로 천안의료원에 상황을 설명했지만, 도착할 때까지도 아무 준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료원 도착 후 의사는 01시 11분 혈액가스검사, 01시 37분 일반혈액검사 및 효소면역검사, 01시 43분 다시 일반혈액검사(의무실 기록지)와 함께 주사 등의 처방을 했고, 숨을 쉬기가 어려웠던 환자의 요청에 의해 산소호흡기를 씌워준 후, 의사는 맥박과 호흡이 정상이라면서 계속해서 혼잣말을 했다고 유족은 설명했다.


이후 점점 더 힘들어진 환자가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종용하자 가족들이 의사에게 구급차를 요구했고, 병원측에서는 병원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구급차가 아닌 사설 구급차를 부른 이유로 사설구급차의 운전자가 거주하는 두정동에서 오는 차를 기다리느라 시간은 또 지체돼 황금같은 10~20분이 그냥 지나갔다.

두 시간 만에 단대병원으로...골든타임 놓쳐 '의식 불명'
이처럼 두 시간여를 천안의료원에서 허비한 후, 겨우 구급차를 타고 2시 06분 단국대 병원에 도착했지만,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 이미 구급차 안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또 다시 검사후 기도확보를 위해 목을 뚫는 15분여의 시간에 환자의 심장은 멈췄고,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지만, 의료진은 "깨어 나도 식물인간이 된다는 설명과 함께 15분 정도만 빨리 왔으면 괜찮았을 텐데...골든타임을 놓쳐 버렸다"고 설명했다.

5년 전에는 둘째아들 억울하게 잃어
이렇듯 의식불명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이 멈췄다 살았다를 반복하며, 중환자실로 옮겨진 환자는 이내 깨어나지 못하고 다음날인 10일 오후 6시경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사망원인은 감기가 아닌 급성후두개염으로 인한 급성기도폐쇄였다.

이후 비싼 장례비용으로 인해 다시 천안의료원장례식장으로 옮긴 후, 천안의료원측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의료원측은 달랑 450여 만원의 장례비용을 감면해 주는 것으로  한 어머니의 아들이자 한 아내의 남편이고, 또 대학생 아들의 어버지인 47세 가장의 목숨값을 치루는 은혜(?)를 베풀어 줬다.

이렇듯 억울하게 아들을 잃고도 제대로 된 사과나 이에 상응하는 보상도 받지 못한 유족은 5년전에도 또 다른 아픔을 겪은 바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인의 모친 서모씨는 5년전, 당시 호두과자 반죽 등을 납품하는 회사인 D제과에 다니던 둘째아들을 과로사로 잃은 바 있지만, 그 때도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 모씨에 따르면 당시 둘째 아들은 식품회사에 야근 등을 반복하며 쉬지도 못하고 근무하다 과로한 상태로 천안역 계단을 오르다 쓰러져 머리를 다친 후, 사망해 결국 과로가 사망을 부른 직접적 원인이지만, 과로는 전혀 고려되지 못하고 단순 사고로 인한 뇌진탕으로 인한 사망으로 결론지어짐에 따라 그 때도 산재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것.

이번 의료원 사고 이후 우울증이 심해 장애 2급을 받은 미망인 변 모씨는 "천안의료원에서 15분만 빨리 판단했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라며 천안의료원을 원망했다.

그는 또 "당시에는 남편을 잃고 경황이 없던터라 아무런 생각도 없이 말도 안되는 합의서에 싸인하고 말았지만, 어떻게 사람 목숨 값을 600만원(유족은 장례비를 600만원으로 알고 있음)으로 책정했는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천안의료원은 이 말도 안되는 합의서의 약속마저 지키지 못했다.

당시 합의서에는 "사망과  관련하여 천안의료원 장례식장 사용료, 식대, 음료, 기타비용 전액을 천안의료원에서 부담한다"고 명기돼 있음에도, 천안의료원에서는 이후, 기타비용이라 할 수 있는 장의차와 리무진 비용 및 도우미 2명에 해당하는 비용을 유족측이 부담하도록 했던 것이다.


이에 소시모 신미자 대표는 "약자 편에서 일하는 소비자 단체로서 이번 일을 그냥 외면하기에는 너무 안타까웠다"며, "병원측의 과실로 사망한 의료사고인 줄 알면서도 억울함을 그냥 묵인하고 넘어간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동일한 의료사고를 입는 피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시모 회원과 지인들을 중심으로 공동모금을 통해 유족이 소송을 통해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로 했다"며, "소송을 도와 줄 변호사 및 아픔을 함께할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후원계좌 농협 355-0028-6226-73(소비자시민모임 천안)

*소시모에서는 위 계좌는 본 모금을 위해 별도로 개설된 독립된 계좌로, 소시모 운영비 통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으며, 향후 함께 본 뉴스파고 홈페이지를 입출금내역을 공개할 것을 알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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