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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천안시가 주요 간선도로의 원활한 교통 흐름을 정비한다며 매년 1억 2,000만 원의 혈세를 투입해 온 교통신호 용역이 서류상 인력만 부풀린 가짜 계약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설계내역서에는 최고 등급 기술자들을 잔뜩 적어놓고 투입 시간은 소수점으로 쪼개 생색만 냈으며, 실제 현장에는 단 한 명만 상주시켜 독박 근무를 시켜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총체적 관리 부실 속에 충절로는 물론 천안 시내 전역의 신호체계가 차량 흐름을 뚝뚝 끊는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매일 아침 천안시 동남구 충절오거리에서 천안의료원 방면으로 출퇴근하는 운전자들은 교차로를 지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짜증을 참지 못한다.
이 구간은 충절오거리 신호를 받고 출발해 주행하더라도 마틴사거리 직전에만 도달하면 그전까지만 해도 청색이던 신호등이 어김없이 적색 신호로 바뀌어 앞을 가로막는다. 겨우 멈춰 섰다가 신호가 바뀌어 천안의료원 쪽으로 다시 직진하더라도 상황은 똑같이 반복된다. 불과 얼마 가지 못해 이번에는 삼거리공원 지하주차장 교차로 직전에서 반드시 빨간불로 바뀌며 차량 흐름을 강제로 멈춰 세우기 때문이다.
현장 운전자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천안시청 대중교통과 담당자는 주변 교차로 환경 탓을 늘어놓았다. 시 담당자는 "거기가 삼거리공원 주차장이 생기면서 목천에서 그 천안대로 방면 쪽으로 그 구간 내 교차로가 밀집이 돼 있다"며 "천안대로에서 그 목천 방향으로 가는 교통량이 더 많아서, 현재 체계가 최선"이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본지가 입수한 '2026년 교통신호체계 기술운영 설계내역서'를 확인한 결과, 천안시의 이러한 해명은 철저히 기만적인 서류 짜맞추기였음이 통계로 증명됐다.
천안시가 도로교통공단 등과 수의계약을 맺고 집행하는 총 용역비 119,999,999원 중 꼬여있는 신호 연동 체계를 정밀 분석하고 개선하는 '기술운영비(직접인건비)'는 단 9,426,489원에 불과했다. 전체 예산의 고작 7.8%만 실질적인 신호 최적화에 쓰고, 정작 예산의 상당 부분인 3,100만 원은 단순히 길거리에 서서 차량 대수나 세는 일회성 교통량 조사비로 탕진하고 있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내역서에 명시된 화려한 등급의 기술진이 사실상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인력'이라는 점이다. 용역사는 하루 노임단가가 45만 원에 달하는 최고 등급 '기술사'와 35만 원짜리 '특급기술자'를 포함해 총 6개 등급의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천안시 신호를 관리하는 것처럼 단가표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를 1일 8시간 근무 기준으로 환산하면 황당한 실체가 드러난다. 내역서상 기술사의 1년 전체 투입 수량은 0.18인·일로, 1년 동안 천안시 교통신호를 위해 일하는 총시간이 고작 '1시간 26분'에 불과하며, 정작 상시근로하는 인력은 설계서에 들어있지도 않은 상태다.
특급기술자 역시 1년 내내 다 합쳐봐야 겨우 '15시간(1.97인·일)'만 일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산 총액을 부풀리기 위해 비싼 전문가들의 이름을 무단으로 올려놓고, 금액을 맞추기 위해 근무 시간을 소수점으로 처참하게 쪼개놓은 꼼수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 현재 천안시 교통정보센터에서 이 용역을 수행하기 위해 상주 근무하는 인력은 단 한 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류로는 수많은 전문가가 교대로 시내 신호를 정밀 분석하는 것처럼 포장해 대규모 혈세를 타내고, 실제로는 센터에 실무자 한 명만 앉혀놓고 독박을 씌운 셈이다. 이마저도 시 관계자는 어느 등급의 인력이 나와있는지 파악도 못하고 있다.
용역사가 서류상으로는 연간 119건의 민원을 검토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센터에 갇힌 단 한 명의 상주 인력으로는 천안 전역의 신호 시뮬레이션은커녕 밀려드는 민원 전화를 받아내기조차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매년 1억 원이 넘는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되는 교통신호 기술운영 용역이 정작 시민들에게는 도로 위에서 기름값과 시간을 버리게 만드는 스트레스 유발자로 전락했다. 천안시 대중교통과의 안일한 용역 관리와 유령 인력 부풀리기 실태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시급하며, 보여주기식 단순 조사를 전면 중단하고 주도로 흐름을 중심에 둔 천안 전역의 신호 연동 체계 개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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