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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청장 김상규)이 특정업체와 단부처리용 충격흡수시설(이하 단부처리시설)을 계약하면서 시험성적서 상의 규격이 아닌, 변형된 규격서로 계약함으로 인해 부실시공을 낳고 있는가 하면, 특정제품은 통상의 물가정보지에 등록된 가격보다도 높은 단가로 계약해, 이로 인한 예산낭비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단부처리시설이란 방호울타리(가드레일)의 구조적 특성상 주행로를 벗어난 차량을 관통해 탑승자에게 돌이키지 못할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차량의 충격에너지를 흡수해 차량을 안전하게 멈추게 하거나 차량의 방향을 복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방호울타리 단부에 설치하는 시설물(위사진)이다.
조달청은 지난 해 4월 30일(ET2등급)과 10월 22일(ET1등급 추가갱신) 두 차례에 걸쳐 SW도로안전과 차량방호시설물인 단부처리용 충격흡수시설(충격완충장치)을 계약했고, 수요기관에서는 이 계약을 기초로 현장에 설치하고 있다.
성적서 따로 조달계약 따로 조달규격서 따로
SW도로안전이 도로교통연구원이나 자동차성능연구소 두 곳에서 각각 받은 시험성적서의 규격은 각각의 길이가 6미터로 돼 있다. 하지만 조달청은 성능평가를 받은 시험성적서 상의 규격인 6미터가 아닌, 12미터로 계약한 반면, 업체측에서 제출해 조달청 쇼핑몰 홈페이지에 게시된 규격서 재료표에는 시험성적을 받은 6미터 단부처리시설에 소요되는 재료만 표기돼 있고, 뒷부분 가드레일에 대한 아무런 재료가 없어, 도대체 수요기관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검수하라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로 인해 수요기관에서는 필요 없는 가드레일을 설치하게 되면서, 예산낭비까지 초래하고 있어, 조달청이 예산낭비를 조장한 꼴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조달청 쇼핑몰 구매과 관계자는 “앞쪽 6미터는 시험성적서가 있는 단부처리시설이고 뒤쪽 6미터는 가드레일로, 이 두 제품이 융합된 제품을 계약한 것이고, 규격서 재료표에 6미터 기준으로 돼 있는 것은 처음 계약 당시의 규격서에는 12미터로 돼 있었지만, 갱신하면서 뒷부분 즉 가드레일 부분은 삭제해 현재는 6미터 부분만 들어가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위 관계자의 답변에는 의문점이 있다. 조달청과 SW도로안전과의 계약 당시 해당 업체에서 두 차례에 걸쳐 제출한 규격서 모두를 살펴 봐도 동일하게 두 차례 모두 6미터 기준으로 돼 있고, 뒤 가드레일 6미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규격이나 재료로 설치할 것인지의 아무런 명시도, 도면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실제 현장에 설치된 제품을 보면 같은 등급의 같은 제품을 계약하고서도 설치된 제품은 제각각인 것을 발견할 수 있어, 조달청의 허술한 계약으로 인한 맹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위 사진은 지난 해 홍천국토도관리사무소와 충남종합건설사업소 홍성지소 관 내에 각각 설치된, 도장(좌)과 도금(우)만 다른 동일한 등급 동일한 모델의 시설물이다.
하지만 두 곳의 제품이 제각각이다. 홍천국토관리사무소 관 내에 설치된 것(우측)은 접속판(원)을 이용해 단부처리시설과 기존의 가드레일을 연결한 반면, 홍성지소에 설치된 것(좌측)은 기존 가드레일과 신설 단부처리시설이 분리돼 있다.
국토교통부 지침인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단부처리시설은 주행로를 벗어난 차량의 충격에너지를 흡수하여 차량을 안전하게 멈추게 하거나 차량의 방향을 복귀시켜 주는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특별히 처리 되지 않고 노출된 방호울타리의 단부는 구조적 특성상 차량을 관통하여 탑승자에게 큰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가능한 단부의 개소를 최소화 해야 하며 성능평가를 거쳐 성능이 검증된 단부처리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어 "강도가 다른 두 개 이상의 방호울타리를 연결하여 설치하는 전이구간에서는 차량이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은 방호울타리 안으로 빠져 들어가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상이한 강성을 가진 방호울타리가 연결하여 사용되는 곳에서는 강성의 변화를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주어야 하며, 전이구간은 두 방호울타리 중 강도가 작은 것보다 작아서는 안 되고 강도가 큰 것보다 커서도 안 된다. 각 전이구간은 방호울타리 편에 설명한 바와 같이 승용차와 트럭을 이용한 두 종류의 충돌실험을 통과하여야 한다. 전이구간의 설계조건과 성능조건은 방호울타리의 경우와 동일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중앙분리대용 단부처리시설의 성능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정면과 측면 그리고 역방향 측면 3번의 충돌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하지만 위 홍성에 설치된 경우(좌측 사진)처럼 정면의 위험에 대해서는 그 기능을 제대로 하겠지만, 측면과 역방향 측면 충돌의 경우 제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의 가드레일과 동일한 형태일 경우는 그대로 설치하고, 홍천국토관리사무소에서 설치된 경우(우측 사진)처럼 다른 형태일 경우라도 반드시 접속판을 이용해 연결해 줘야 하며, 이 전이구간에 대해서도 충돌시험을 통과한 것을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가드레일 단부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만약의 사고 시 차량을 관통해 탑승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피해를 야기하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큰 예산을 들여 충격흡수시설을 설치하는 것인데, 이처럼 두 시설물을 단절시켜 설치한다는 것은 설치자체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태다.
이와 함께 설치에 사용된 재료에도 문제가 발견됐다. 위 시설물이 설치된 도로는 80km 도로로서 SB4등급에 해당하는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 단부처리시설의 뒷부분 6미터가 가드레일이라면 당연히 SB4등급으로 성능평가시험을 통과한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해당 업체의 SB4등급 가드레일 시험성적서 상 레일 길이는 6350mm로 설계돼 있어, 두 경간 당 한 개의 레일로 설치해야 하는데, 한 경간 당 한 개의 레일, 즉 3미터 정도의 레일로 설치한 것이다.
이처럼 조달청에서 성적서와 달리 6미터가 아닌 12미터로 계약한 자체도 문제고, 6미터의 단부처리시설에 6미터의 가드레일을 융합해 계약하면서, 계약과정에 뒷쪽 가드레일 부분에 대한 아무런 규격도 없다는 것도 문제가 돼, 업체 입장에서는 규격이 없으니 자기들 편리한 대로 설치해 결국 부실시공의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특히 조달청 쇼핑몰구매과 백호성 서기관에 따르면 "조달구매계약을 위해서는 3건 이상의 실제 거래실적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업체의 시험성적을 받은 6미터 제품은 거래실적이 없어, 계약실적이 있는 12미터로 계약한 것"이라고 답변해, 해당업체가 시험성적서를 받은 6미터 짜리 단부처리시설은 조달계약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자 편법으로 계약한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일부제품 물가정보지 가격보다 비싼 103%의 가격에 조달 계약
조달가격은 통상 물가정보지 가격보다 낮게 계약된다. SW도로안전의 단부처리시설 ET2등급 12미터 제품의 조달가격도 모두 75~76%에 가격이 형성됐다.
하지만 유독 SW도로안전의 ET1등급 한 제품만 물가정보지의 103.9%라는 높은 가격에 계약됐다.
조달청 쇼핑몰 구매 경험이 있는 업계 관계자는 “조달구매 가격을 협상함에 있어 통상 물가정보지의 15%에서 50% 정도 싼 금액에 게약하는데 어떻게 물가정보지 보다 높게 책정했는지 이는 정상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업체는 성능평가시험을 통과한 한 제품에 대해 단부처리시설(길이 6미터, 단가 3,628,000원)과 충격완충장치(길이 12미터, 단가 5,332,000원) 로 페이지를 달리해 물가정보지에 이중으로 등록해 논 상태다.
현재 조달계약인 3백77만 원이 6미터(3,628,000원)를 기준하면 103.9%이지만, 12미터(5,332,000원)를 기준하면 70.7%로 통상의 가격산정 비율과 비슷해 진다.
그렇다면 여기서 해당 업체가 조달청과의 계약과정에 가격총괄표를 제시하면서 그 물가정보지를 6미터가 아닌, 12미터 제품의 물가정보지를 기준으로 작성한 총괄표를 허위로 제출한 것이 아니가 하는 의혹을 갖게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달청을 방문해 해당 업체가 제출한 물가정보지 등의 서류공개를 요구했으나, 조달청 백호성 서기관은 이를 거부했고, 이후 전화통화에서는 “조달계약의 가격산정에 있어 기준이 되는 것은 거래실제가격이다. 물가자료지는 감안도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조달청에서 법의 규정으로 가격결정하는 요인은 거래실제가격, 원가계산가격, 감정가격(감정평가원), 견적가격 등 4가지로, 나머지 시중 인터넷 가격 등은 참고자료로 요구하는 것"이라며, "법에서 정한 4가지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서 원가계산은 거의 없고 실제거래 가격이 중요한 기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 조달청은 업체와의 조달계약을 하면서 가격총괄표를 업체에 요구한다. 이 가격총괄표에는 물품정보와 함께, 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물가지가격(견적가격), 거래시작일, 거래종료일, 가중평균가격, 최저가격, 최빈가격, 업체제시가격, 수요기관 납품 최저가격 등이 포함돼 있다.
위 표에는 ‘물가지가격(견적가격)’이라고 돼 있고, 아래 칸에는 ‘필수입력’이라고 돼 있으며, 물가정보지 가격은 해당업체에서 이 가격에 이 제품을 팔겠다고 공개적으로 견적을 등록하는 것으로, 공개된 실제 거래가격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설계업체에서도 물가지 자료를 기준으로 설계금액을 책정하기 때문에 물가지의 가격을 감안하지 않는다고 하는 조달청 관계자의 말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특히 조달청이 요구하는 가격총괄표 상에도 물가지 가격과 견적가격을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필수입력'이라고 표기한 것은 그만큼 물가자료가 단순한 참고자료가 아닌, 가격산정의 주요 요인이라고 하는 것을 조달청 스스로 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처리시설 시험기관인 한국도로공사 산하 도로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우선은 단부처리시설을 6미터로 시험을 봤으면 성적서 그대로 6미터를 설치해야 하는 것인데, 12미터로 계약해 예산이 낭비된다는 측면이 있다"면서, "가드레일은 연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연속성이 없는 가드레일은 제 구실을 못한다. 원칙은 기존 가드레일과 같은 형식의 가드레일이나 단부처리시설을 선택해 연결해 주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고, 혹시 다른 형식의 가드레일을 설치할 때도 반드시 연결해 줘야 하는데, 이럴 때 전이구간(연결구간)에 대해서는 별도로 성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이구간이 연결돼 있지 않다면 더 큰 문제로, 오히려 설치를 하지 않음만 못하다"고 못 박았다.
결국 조달청이 조달계약을 하면서 뚜렷한 기준이나 업무지식 없이 업체에 끌려다니며, 업체가 주장하는 대로 허술하게 계약함으로 인해, 부실시공 및 예산낭비를 초래함에 따른 신속한 조치가 필요함에도 조달청 관계자는 다음 계약부터는 개선하겠다"고 하면서도 관련 서류의 공개를 거부하면서, 잘못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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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부실시공, SW도로안전, 충격흡수시설, 단부처리시설, 충격완충장치 관련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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