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0세대 아파트는 짓고 주민 숙원은 외면?"… KT대전인재개발원 개발, '공익성 실종' 논란

- 장례식장·요양병원 쏙 뺀 '알짜 개발' 비판…서구청도 "법적 요건" 뒤에 숨은 행정이라는 지적
금기양 기자 | 입력 : 2026/06/12 [13:32]

▲ 사진=서구청사   © 금기양 기자

 

[대전=뉴스파고 금기양 기자] 대전 서구 괴정동 KT대전인재개발원 부지 도시개발사업이 민간 개발이익만 극대화한 채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은 외면한 '반쪽짜리 도시개발'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대규모 자연녹지를 2160세대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시키면서도, 인근 주민들이 수십 년간 생활 불편을 호소해 온 나진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을 개발구역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는 "도시개발이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정작 공공성은 사라지고, 수익성 높은 땅만 골라 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가칭 KT대전인재개발원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에 따르면 사업 대상지는 서구 괴정동 358번지 일원 18만 2525규모다. 이곳에는 공동주택 2160세대와 각종 기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문제는 개발구역 설정이다. 주민 갈등의 핵심인 나진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은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다. 주변 자연녹지만 대규모 주거단지로 개발하고 기존 갈등 시설은 그대로 존치시키는 구조다.

 

주민들은 "수십 년 동안 생활권 문제를 호소해 왔는데 개발사업이 시작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사업성이 높은 부지만 챙기고 지역의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남겨두는 개발"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도시개발사업은 민간 사업자의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라 도시환경 개선과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시행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법 취지마저 퇴색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대전시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서구청에 장례식장과 병원 부지를 포함한 '구역 정형화

(사업구역의 경계를 불규칙하거나 기형적으로 설정하지 않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형태로 정비하는 것)'의 필요성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갈등을 최소화하고 토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라는 취지였지만, 최종 공람안에는 사실상 반영되지 않았다.

 

지역에서는 그 배경에 KT의 사업성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장례식장과 요양병원을 개발구역에 포함하면 막대한 보상비와 복잡한 협의 절차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결국 비용 부담이 큰 시설은 제외하고 분양성이 높은 부지만 개발하는 '체리피킹 개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비판의 화살은 행정기관인 서구청으로도 향하고 있다. 민간이 사업을 제안했다고 해서 행정기관의 역할이 단순한 접수 창구에 그칠 수 없다는 것이다.

 

공공성과 주민 수용성을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사업계획의 보완과 구역 조정을 요구하는 것이 행정의 책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서구청은 "민간 사업자가 법적 요건을 갖춰 제안한 만큼 특정 시설 편입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행정이 법적 절차만 따질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법적 요건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공익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결국 이번 KT대전인재개발원 개발사업은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라는 개발 효과보다 공익성과 상생이라는 도시개발의 본질을 외면한 사업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160세대 아파트를 짓는 동안 주민들이 수십 년간 겪어온 생활 불편은 그대로 방치되고, 개발이익은 민간이 가져가는 구조라면 과연 이를 '도시개발'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역사회에서는 지금이라도 사업구역을 재검토해 장례식장과 요양병원 문제를 포함한 종합적인 생활환경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외면한 개발은 결국 또 다른 지역 갈등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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