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천안시가 추진 중인 시내버스 차고지 조성공사 현장 분묘이장 용역 과정에서, 이미 16년 전 화장을 거쳐 분골 형태로 매장된 묘소를 무연고묘로 처리하면서, 서류상에 분골이 아닌 ‘뼈’를 발굴했다면서 뼈 형태의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타인의 유골을 오인해 혼입했거나 봉문을 잘못 파헤쳤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천안시청 입구에서 1인시위를 벌인 피해 유족과 천안시청 대중교통과, 용역업체 (주)지산공영에 따르면, 동남구 구룡동 산39번지 일원(분묘번호 52번)에 모셔진 고인의 묘소가 유족 동의 없이 강제 개장되어 정체불명의 타인 유골이 계룡시 아너스홈에 강제 안치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묘소는 묘 앞에 설치된 비석에 자식들의 이름이 선명히 각자된 비석이 엄연히 존재했고, 2024년 가을까지도 정기적으로 벌초 관리가 이루어지던 유연분묘였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문제의 묘는 1985년 소천 당시 천안시 백석동 소재 시립묘지에 안치됐다가, 2010년 천안시청의 직접적인 지시와 안내를 받아 현재의 구룡동 부지로 정식 이장된 곳이다.
그러나 천안시 대중교통과는 자신들이 보관 중인 과거 행정 전산망 기록조차 대조하지 않은 채, 기계적인 공고 절차만 거쳐 이 묘소를 무연묘로 낙인찍고 무단 발굴·훼손했다는 것이 제보자의 주장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인은 2010년 3월 13일 홍성군 화장장에서 정식으로 화장(화장증명서 제1272호)을 거쳐 가루(분골) 형태로 매장되었다. 때문에 이미 분골이 된 묘소에서는 형태가 살아있는 온전한 뼈가 출토될 수 없다.
그럼에도 발굴 현장에서는 분골이 담긴 함이 아닌, 형태를 갖춘 뼈가 나온 것. 천안시청과 용역업체가 발굴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다른 유골을 오인해 혼입시켰거나 엉뚱한 묘소를 파헤쳤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청은 이 출처불명의 가짜 유골을 부친의 유해라며 2025년 12월 12일 봉안시설에 강제 안치시켰고, 이로 인해 부친의 진짜 유해는 행방을 알 수 없게 유실됐다. 유족 측은 “'죽으면 남편 곁에 합장해 달라'며 40년간 홀로 자식을 키워내신 80대 노모의 마지막 천륜의 소망이 처참하게 도륙당했다”며 절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천안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지역은 과거 백석동 공동묘지에 있던 분묘들이 옮겨온 곳이라 유골 위에 또 유골을 묻는 ‘첩장(합장)’이 많이 발생한 지역”이라며 “출토된 뼈는 과거 다른 유골이 겹쳐 묻혀 있던 첩장의 개념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반면 용역업체 지산공영 측은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말을 못하겠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제보자에 따르면, 현장에서 정체불명의 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천안시청과 업체는 유골의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해 “향후 잔여 발굴은 전적으로 100% 수작업(삽과 호미)으로 진행하겠다”고 유족과 공식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용역의 완수 기한(2026년 6월 30일)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사정은 달라졌던 것. 제보자는 "하루 약 136만 원에 달하는 지체상금 부담과 공사 지연 책임에 직면하자, 시청과 업체는 인부들이 힘들다는 이유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포크레인 등 중장비 투입을 강요했고, 유족이 부친의 유해 훼손을 막기 위해 장비 진입을 제지하자, 이들은 발굴하다 만 광중(유택) 위에 파란 천막 하나만 덮어둔 채 현장을 무단 방치하고 전원 철수하는 보복성 행태를 보였다"면서 "폭염과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내부 유골이 영구 유실될 위기 속에서도 시청의 소극 행정은 계속되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청 관계자는 “지산공영과의 공식 용역은 이미 준공(완공) 처리된 상태이지만 민원이 발생해 수작업을 지원했던 것”이라며 “날씨가 너무 뜨겁고 맨땅을 인력으로만 파기에는 한계가 있어 중단된 상태다. 국장님이 직접 나서 유족 심정에 공감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잔여 예산을 확인해 민원인과 날짜를 재협의한 뒤 더 넓은 범위로 수작업 재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연고묘가 아닌 유연고묘라는 주장에 대해 천안시는 적법한 행정 공고 절차를 거쳤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벌초 대행업자가 벌초 당시 안내문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 유족 카톡으로 보낸 기록을 확인했다”며 유족의 과실을 주장했다.
시 자체 감사실이 대중교통과의 수백억 원대 차고지 사업 차질을 숨기기 위해 이번 참사를 묵인하고 면죄부를 주었다고 판단한 유족은, 공무원들의 중대한 직무태만 및 사체모독 방조 행위에 대해 지난 6월 20일 자로 최고 감사기관인 감사원에 정식 고발 및 감사 청구를 완료했다.
유족 측은 천안시가 공사 기한에 쫓겨 천륜을 모독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며 ▲출처 불명 유골에 대한 DNA 감정 등 과학적 진상조사, ▲최초 약속한 100% 수작업 잔여 발굴 이행, ▲천안추모공원 부부단 영구 안치 및 최고 예우 보장 확약서 발송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유족은 이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청 로비 1인 시위 및 결사 항전을 이어갈 계획이어서 파장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해당 사업은 천안시가 약 10억 54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사업으로, 사업지에는 유연묘 201기 무연묘 863기 총 1064기의 묘를 이장하는 사업이며, 주식회사 지산공영이 용역을 맡았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