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재정 진단 공방 속 예산담당관 "세입 보수적으로 못 잡은 부분 있다"…준비위 지적 일부 시인

한상동 기자 | 입력 : 2026/06/26 [16:10]

▲ (왼쪽) 박수현 당선인 (오른쪽) 김태흠 충남지사  © 뉴스파고

 

[뉴스파고=한상동 기자] 충청남도의 재정 상황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산을 직접 편성해 온 도청 실무진이 세입을 충분히 보수적으로 잡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충남도 예산담당관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의 재정진단과 김태흠 지사의 반박을 둘러싼 쟁점에 대해 실무 부서의 시각을 밝혔다.

 

앞서 준비위는 지난 18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 재정이 위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재관 위원장은 2026년 본예산 기준 지방채무가 2조 3594억 원에 이르고, 세입 부족과 세출 추가 수요를 합쳐 1조 304억 원 규모의 예산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일반회계 순세계잉여금 결손과 보통교부세 감액, 공유재산 매각 대금 문제를 두고 "세입 예산이 과다하게 계상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태흠 SNS  © 뉴스파고

 

다음 날 김태흠 지사는 SNS 입장문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선 8기에 늘어난 채무가 "흥청망청 써버린 빚이 아니라 충남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1조 304억 원이라는 수치 전체가 확정된 결손액이 아니라 '추계치'라며, 조정·관리해야 할 재정 수요까지 예산 구멍으로 포장하는 것은 "재정 진단이 아니라 정치적 과장"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주장이 맞서는 사이, 예산을 짜는 실무부서는 제시된 수치 상당부분을 사실로 확인하면서도 그 해석을 두고는 거리를 뒀다.

 

채무 규모에 대해 예산담당관은 약 2조 3600억 원이라는 수치는 맞다고 확인하면서도, 여기에 지역개발기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부동산 거래 시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지역개발공채가 채무로 잡히는 것이어서, 도가 실질적으로 안고 있는 순채무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현 지사와 당선인 측의 시각 차이를 두고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고 단정하기보다 관점의 차이"라고 봤다.

 

순세계잉여금을 둘러싼 920억 원과 1353억 원의 차이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김 지사가 지난 5월에 발표한 마이너스 920억 원은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친 수치이고, 준비위가 제시한 1353억 원 적자는 일반회계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둘 다 맞는 수치'이지만, 예산을 편성할 때 여러 용도로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일반회계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도청이 주로 일반회계 기준을 언급해 왔다"고 밝혔다. 수치를 고의로 부풀리거나 축소한 것이 아니라 기준이 달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논란이 된 세종산림자원연구소 부지 매각 대금은 올해 본예산 세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이다. 충남도는 2026년 본예산 일반재산 매각대금 3800억 원을 세입으로 잡았고, 도청과 준비위 설명에 따르면 이 가운데 산림자원연구소 부지가 약 3천억 원을 차지한다. 예산담당관은 이 부지에 대해 "감정평가기관 두 곳의 평가 결과를 근거로 세입을 잡았다"며, "내부적으로 매각 결정을 했기 때문에 행정재산으로 관리하던 것을 일반재산으로 전환했다. 매각하기로 결심하고 추진하는 상황이라 그 예상 수입을 세입으로 잡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매각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부지는 지난해 7월 1일 일반재산으로 전환된 뒤 올해 네 차례 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여러 차례 유찰되는 동안에도 매각 예정가격은 낮아지지 않았고,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간 매각의 인허가권을 세종시가 쥐고 있고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입찰이 거듭 무산된 것이다. 매각을 담당하는 재산관리과 관계자는 '연내 매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건 하느님도 모른다. 사업자가 입찰을 들어와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준비위가 제기한 세입 과다계상 지적에 대해 예산담당관은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그는 "대부분의 세입은 보수적으로 잡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지방 예산은 세입 규모와 세출 규모를 맞춰야 하는 구조여서 "세출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세입을 충분히 보수적으로 잡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다만 올해 지방세 수입은 취득세가 부동산 경기와 금리 영향으로 목표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지방소비세 등을 더하면 목표 대비 5% 오차범위 안에서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지사가 제시한 예산 대비 채무 비율 16.47%에 대해서는 전국 평균보다 1%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했고, 추경 없이는 올해 사업 집행이 어렵지 않냐는 물음에는, 사업을 무작정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추진이 어려운 사업의 집행 시기를 조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 규모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준비위가 재정문제를 제기하면서도 "공무원 탓이 아니다"라고 밝힌 데 대해, 예산담당관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니 실무진에게 책임을 물어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며, "직업 공무원으로서 도지사가 누구든 예산을 편성하고 재정을 조정하는 본연의 기능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진단을 "위축되지 말고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관리자로서는 직원들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박수현 당선인은 다음 달 1일 취임한다. 1조 원대로 추산되는 예산 부족을 어떻게 메울지, 그리고 그 원인을 둘러싼 진단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새 도정의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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