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고=한상동 기자] 박수현 충남도지사 당선인이 취임 후 첫 결재로 'AI 수도 충남'이 아닌 '충청 정신'을 택하고, 도지사실을 통유리로 공개하겠다는 도정운영 구상을 밝혔다.
박 당선인은 25일 내포신도시에 위치한 충남도서관 문화교육동에서 진행된 홍성·예산 도민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충남 8개 권역 타운홀미팅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정주 홍성군수 당선인과 최재구 예산군수 당선인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행사를 시작하며 6·25 전쟁 76주년을 맞아 박 당선인의 주도로 모든 좌석에 태극기를 제공해 모두가 함께 흔들면서 애국가를 제창했으며, 제창에는 내포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취임식을 치른 뒤 첫 출근길에 무엇을 결재할지 고심한 과정을 소개했다. 전임 김태흠 지사가 핵심 공약이던 베이밸리에 첫 서명을 한 사례를 언급하면서도, 자신은 다른 길을 가겠다고 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라고 말해 온 자신이 정작 1호 결재로 충청 정신을 꺼내든 데 실망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면서도, "저는 이런 걸 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충·효·예로 요약되는 충청정신을 도민과 함께 실천하자며 세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태극기를 가장 잘 다는 충청남도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 살던 아파트 4개 동 단지에서 현충일과 6·25에도 태극기를 내건 집이 자신의 집 한 곳뿐이었다는 경험을 들며, 대한노인회와 함께 태극기 보급 운동과 국경일 게양 홍보에 나서겠다고 했다.
두 번째는 어르신을 향한 효다. 그는 요양원에 부모를 모시는 현실을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표현하며 자신도 다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적어도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 어머니를 한 달에 한 번씩 가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더 잘할 수 있다면 2, 3일에 한 번이라도 찾아뵐 수 있는 그런 마음을 가진 자식들이 돼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보훈 의전을 다듬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도지사가 참석하는 행사에서 노인회장과 보훈단체장의 손을 잡고 가장 먼저 입장하고, 이들의 좌석을 도지사 앞자리에 마련하며, 내빈 소개도 도지사 다음 순서로 배치하는 의전 매뉴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실제 박 당선인은 이날 두 군수 당선인이 아닌 노인회장과 보훈단체장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세 번째는 다음 세대를 위한 '사랑의 일기 쓰기 운동'이다. 박 당선인은 교육감과 협의해 이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숙제로 쓴 일기에도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일기를 쓰는 아이가 충과 효의 정신, 그리고 착한 품성을 스스로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도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박 당선인은 "나는 도덕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시선에 저를 맡겨드리려고 한다"며 도지사실을 완전히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가동되는 CCTV를 설치하고, 가능하다면 도지사실을 둘러싼 벽을 철거해 통유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모든 공적·사적 면담과 보고를 기록관을 두고 남기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런 도지사실을 가칭 '수족관 도지사실'로 부르며 이름을 공모하고 있다고 했다.
소통 방식도 바꾸겠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못다 한 질문을 문자로 보내면 반드시 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 시절 500여 명 기자의 전화를 모두 받아 응답한 경험을 들며, 220만 도민에게 번호를 공개해도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박 당선인은 도민과 함께 만드는 도정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타운홀미팅이 결론을 정하는 자리가 아닌 도민의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현재 인수위원회 격인 '통하는 위원회'가 가동 중이라고 했다. 그는 "도지사가 '나를 따라와라'라고 하는 그러한 도정의 시대를 벗어나서 이제는 여러분의 참여 속에 도지사와 함께 도민이 일궈가는 충남 도정을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당선인은 이날 8번의 도민과의 만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는 7월 1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정식 도지사 일정을 개시한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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