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제보다 체감 성과 원했다"…대전시의회 향한 시민들의 냉정한 성적표

신뢰·불신 팽팽, 만족도는 '낙제점'…차기 의회 과제는 '지역 현안 해결과 시민 소통', 정쟁보다 민생, 보여주기보다 결과…여론조사가 던진 대전시의회의 숙제
금기양 기자 | 입력 : 2026/06/19 [16:23]

 

▲ 제9대 대전시의회 4년 의정에 대한 시민여론조사 결과표   © 금기양 기자

 

[대전=뉴스파고 금기양 기자] 제9대 대전시의회를 향한 대전시민들의 평가는 한마디로 "기대는 있지만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최근 대전시의회가 실시한 시민 만족도 및 향후 과제 여론조사는 단순한 의정활동 평가를 넘어 지방의회가 시민들로부터 어떤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시민들의 낮은 체감도다. 대전시의회를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37.8%에 그쳤고, '이름만 들어봤다'는 잠재인지가 43.7%로 가장 높았다.

 

시민들이 의회를 잘 알지 못하는 이유 역시 절반 가까운 43.3%"관련 정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는 시민들의 무관심보다 의회의 소통 부족이 더 큰 원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시민 의견 반영 노력에 대한 평가는 67.0%'미흡하다'고 응답해 5대 핵심 기능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신뢰도와 만족도는 더욱 냉정했다대전시의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49.6%,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0.4%로 사실상 절반으로 갈렸다.

 

전반적인 만족도 역시 불만족이 54.1%로 만족(45.9%)을 앞질렀다. 그러나 시민들이 지방의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전시의회가 시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1.2%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시민들은 지방의회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역할 수행에는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민들이 차기 의회에 주문한 역할이다.향후 강화해야 할 기능으로 시민들은 '지역 현안 해결 노력'44.1%로 가장 많이 꼽았다.

 

시민 의견 반영 노력도 30.4%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조례 제정과 정책 추진은 5.0%, 예산 심의는 5.5%에 머물렀다.

 

이는 지방의회 본연의 법률적·행정적 기능보다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문제 해결 능력을 더욱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5대 핵심 기능 평가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집행부 견제·감시 기능은 64.1%, 지역 현안 해결은 61.7%, 예산 심의는 62.3%, 조례 제정과 정책 추진은 58.8%가 각각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민 의견 반영 노력은 미흡 응답이 67.0%에 달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9대 시의회의 활동을 부족하다고 평가한 시민들은 정치적 갈등과 대립 극복 부족(27.7%), 성과 체감 부족(27.5%), 시민과의 소통 부족(26.0%) 등을 주요 이유로 들었다.

 

반대로 긍정 평가를 내린 시민들은 지역 문제 해결과 정책·조례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결국 이번 여론조사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시민들은 의회가 정쟁의 무대가 되기보다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기관이 되기를 원하고 있다.

 

정책을 만드는 것보다 정책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보여주고, 집행부를 비판하는 것보다 대안을 제시하며, 회의실보다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의회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음달 출범할 제10대 대전시의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단순한 만족도 조사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요구한 변화의 방향으로 읽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지도는 낮고, 신뢰는 팽팽하며, 만족도는 절반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지방의회가 지역을 대표하는 기관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9대 대전시의회에 대한 이번 여론조사는 '시민과 얼마나 가까웠는가'에 대한 평가였고, 10대 대전시의회에는 '얼마나 시민의 삶을 바꾸는 의회가 될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결국 지방의회의 경쟁력은 조례 발의 건수나 회의 횟수가 아니라 시민들이 체감하는 변화와 성과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이번 조사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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