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간이 사라진 정치, 그 기괴한 욕망의 무대

박창원 교수 | 입력 : 2026/04/22 [20:40]

 

▲ 박창원=충남도립대학교 교수     ©뉴스파고

 

[박창원=충남도립대학교 교수정치인이 선거에서 패배한 뒤 여는 해단식은 본래 성찰과 감사의 자리여야 한다. 자신을 지지해 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비록 결과는 실패했을지라도 그들이 지향했던 가치는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러나 최근 충남 지역의 모 지방선거 예비후보가 해단식에서 내뱉은 발언은 이러한 해단식의 본질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대의(大義)를 삼켜버린 개인의 욕망

해당 후보는 해단식에서 ‘원팀’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그 이유로 ‘본인의 정치 재개’를 들었다고 한다. 

 

이는 정당 정치의 근간인 ‘원팀’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철저히 개인의 복귀를 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발언이다. 원팀은 공동의 목표와 민생을 위해 내부의 차이를 극복하는 희생의 언어이지, 특정인의 정치적 생명 연장을 위해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사적 동원령이 아니다.

 

인간이 사라진 정치의 전형 

인간이 사라지고 욕망만 남은 정치는 기괴하다. 타인의 지지와 열정을 자신의 정치적 디딤돌 정도로 여기는 태도는 정치를 ‘사람의 일’이 아닌 ‘권력욕’의 덩어리로 만든다. 

 

지역의 현안을 고민하고 시민의 아픔에 공감하기보다 본인의 ‘재기’를 우선순위에 두는 정치인에게 시민들이 다시금 기회를 주어야 할 명분은 찾기 어렵다. 공적 영역인 정치를 개인의 신분 유지 수단으로 여기는 태도는 충남 정치 생태계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일 뿐이다.

 

정치 재개의 자격은 시민이 부여하는 것 

정치 재개는 본인이 선언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난 행보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시민들의 엄중한 평가를 거쳐, 다시금 시대의 부름을 받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지지자들에게 원팀을 강조하며 자신의 앞날을 보장받으려 하기보다, 왜 유권자들이 이번에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는지부터 처절하게 깨달아야 한다. 정치는 정치인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공적 명분을 사적인 욕망의 병풍으로 삼는 행태를 멈추지 않는 한, 그가 바라는 ‘정치 재개’의 길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기술이 아니라, 진심으로 지역과 도민의 삶을 걱정하는 ‘인본(人本) 정치’로의 회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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