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발된 무면허 운전을 이유로 ‘새로 딴 면허’의 취소는 위법

국민권익위 “면허 취소위기에 처한 600여명 구제” 권고
한광수 기자 | 입력 : 2013/10/11 [18:42]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 중 사고를 내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는 ‘허위·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취득한 경우’로 볼 수 없다는 권익위(위원장 이성보)의 결정이 나왔다.

권익위는 운전면허가 취소된 이후에도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사실이 있는데도 이를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광주광역시 거주 김모씨가 추후 새로 취득한 면허를 취소한 것에 대해 광주지방경찰청장에는 시정권고를, 경찰청에는 개선 의견을 표명했다.

당초 경찰청의 이같은 처분은 지난 4월 감사원이 도로교통공단이 보험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의 교통사고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무면허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 처벌받지 않은 사람이 5,000여명이나 되는 것에 대한 감사원의 대책 요구에 따른 조치였다.

경찰청은 이들에 대한 처리지침을 만들어 시행하는 과정에서 과거 무면허 운전 시점부터 1년 내에 면허를 새로 취득한 600여명에 대해 ‘허위·부정한 방법으로 운전면허를 취득한 경우’에 해당된다며 형사처벌과 함께 면허를 취소하고 향후 2년간 면허를 딸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참고로, 도로교통법은 무면허로 자동차를 운전한 경우 위반일로부터 1년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도록 결격기간이 주어지고,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운전면허를 받은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시정권고를 내린 권익위는 무면허 운전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무면허 운전을 했더라도 이 사실이 적발된 상태가 아니라면 법에서 규정한 ‘결격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새로 딴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도로교통법의 취지에 맞지 않으며. 단지 경찰에 스스로 교통사고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으로 면허를 받은 경우’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경찰청의 조치로 유사한 민원이 많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번 권익위 시정권고가 받아들여져 향후 비슷한 취지의 민원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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