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꽃씨

김영애 시인 | 입력 : 2026/07/15 [16:16]

  © 김영애 시인

 

꽃씨

 

지족해협에는 달리기 선수들이 많다

물살도 선수요, 고기들도 선수다

 

이곳 고기가 맛이 좋은 건

거친 물살 때문이라고

동네 어른들은 말한다

 

물때 따라 지나는 고기인데,

 

센 물살을 지나가려니 힘이 세진 걸까

 

우리 집 뒤꼍 밭에 불쑥 나타나서는

아버지가 쟁기로 밭을 갈듯

온 집안을 파헤쳐놓던 멧돼지

 

시린 바람과 비를 맞아 본 사람에게서

마른나뭇가지 꺾일 때 나는

은은한 향내가 난다

 

 멧돼지가 쟁기질하고 간 다음해에

전에 없던 꽃이 피어나는 걸 보면

 

비바람이 꽃을 불러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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