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공존

김영애 시인 | 입력 : 2026/07/01 [11:17]

  © 김영애 시인

 

공존

그녀가 차가운 진단기를 갖다댄다

가스 계량기며, 벨브며 가스렌지를

차례대로 살핀다

 

영하 백육십도가 넘는 채로

수많은 파도를 거쳐 왔을

모양도 색도 없는

안락과 파멸의 위험한 공존

 

언제든 타오를 수 있는 위험한 숨결을 고르며

내 집에 연결 돼 있다

그것이 비단 가스 뿐일까?

 

타인의 생이 평온하게 타오르도록

위험의 냄새를 맡고

불안한 소리를 살피던 그녀가

진단기를 거두며 건네는 말

 

이상없습니다

 

그 한마디는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마주한

이상없음 처럼 마음 놓이는 말이다

 

작은 기계를 손에 든 그녀가

아파트를 나선다

 

그녀가 남긴 자리에

푸른 불꽃이 출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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