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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직할시 동구 박0숙
끔찍했던 1980년 여름. 새벽 6시에 들이닥친 경찰들에 의해 남편 없이 살고 있는 어린아가들을 집에 남겨두고 개 같이 끌려가는 나는 선량한 시민 중의 한 사람인 가정주부였습니다. 지난 날 모종의 사건과 관련 두 차례 벌금형을 받은 바 있었으나, 현행범은 아니었습니다. 유치장에 있다가 버스에 태워져 강원도 ㅇㅇ리 여군 공수부대에 끌려가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악행을 당해야 했습니다. 공수부대의 젊은 여군이 진압봉을 들고 있고 남자 군의관 앞에서 옷을 벗은 채 신체검사를 받는 굴욕을 감수했습니다. 두려워서 시키는 대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군대를 안 가본 여자들이 군사 훈련을 받자니 수 없이 다치고 부러져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조교들은 pt체조에 원산폭격, 낮은 포복과 낙하산 훈련 외에도 자기들 기분에 따라 아주 심한 기합을 예사로 했습니다. 내가 있던 곳에는 16세에서 60살이 넘은 여자들만 300명이 훨씬넘었습니다. 남편 약 사러 나왔다가 끌려온 여인, 계를 하다가 끌려온 여인, 여인숙을 하다가 끌려온 여인, 모두가 힘 없는 여인들이었습니다. 목욕을 할 때는 3분 안에 한꺼번에 해야하는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죽지 못해 이를 악물고 버틴 지 20여 일 만에 출소하여 그리운 자식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가 있었지만, 출소 이후에도 주민등록 초본 상단에 삼청교육 이수자라고 찍혀 있어서, 이사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고 이로 인해 많은 불이익을 받아야 했습니다. 지금도 억울한 것은 내가 무슨 죄로 끌려갔는가 하는 것입니다. 1989.10.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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