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고=한광수 기자] 필수 항산화 물질이지만 독성 위험을 동반해 이른바 '양날의 검'으로 불리는 셀레늄 치료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획득할 수 있는 통합 설계 기준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마련됐다.
단국대학교 제약공학과 강래형 교수는 경희대 김도경 교수, 부산대 김윤학 교수와 팀을 이뤄 셀레늄 소재의 정밀 제어 기술을 담은 공통 설계 가이드라인을 학계에 내놨다.
체내 활성산소를 억제해 세포가 파괴되는 페롭토시스 현상을 방어하는 셀레늄은 최근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을 극복할 핵심 열쇠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적정 용량을 초과할 경우 오히려 강한 독성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의료계와 학계는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셀레늄 치료 물질을 고안해 냈으나, 분자나 나노, 고분자 등 소재의 형태가 워낙 광범위해 이를 하나로 묶어낼 명확한 척도가 부재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돌파하고자 소재의 기능을 결정짓는 4가지 핵심 지표를 새롭게 규명했다. 셀레늄의 화학적 상태, 주변 구조와 결합하는 방식, 소재 내부에서의 위치, 실제 작동하는 환경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4대 지표를 적용하면 암세포 주변의 산성도나 체내 특정 생체 신호에만 반응해 약효를 방출하는 맞춤형 프로그래밍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잦은 시행착오와 경험에 의존했던 기존 연구 방식과 달리, 이번 결과는 철저한 데이터와 설계 원리를 바탕으로 약물의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고 통제할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파킨슨병이나 뇌졸중처럼 세포 사멸이 원인이 되는 각종 난치성 질병 분야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래형 교수는 “이번 연구는 파편화되어 있던 셀레늄 치료 소재의 설계 방식을 하나로 묶어낸 것”이라며 “앞으로 환자 개개인의 질병 환경에 맞춰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정밀 의료 소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동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화학 및 재료과학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컴포지트 앤드 하이브리드 머티리얼스 최신호에 이름을 올렸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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