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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천안아산경실련 공동대표]
위의 이야기는 한 때 전 세계 CEO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책인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 저/이영진 번역/진명출판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지금 이 이야기를 되새겨 보는 것은 최근 하이닉스 대상지가 용인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천안시와 충남도에서 보여준 한심함 때문이다.
뒤늦게 충남도와 도의회, 천안시와 시의회는 한목소리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양승조 도지사도 기자회견을 열고 SK 하이닉스가 용인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국가발전전략 근간인 균형발전에 매우 위배 되는 결정”이라고 성토했다. 충남도 의회도 산업통상자원부 청사 앞에서 유병국 의장 명의로 “정부는 수도권 공장 총량제 무력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이미 제조업이 포화 상태인 수도권에 대규모 공장을 신설한다는 것은 국가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면서 규탄과 재고를 촉구했다.
책임 공방은 여야정치인들 사이에도 첨예했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 이창수 위원장과 신진영 천안시 당협 위원장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SK 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사업은 천안의 중요한 성장동력이었는데 무산됐다. 도지사는 일본에 나가 있고 시장은 브라질 출장 중이라니 어떤 발상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서 도지사와 시장의 안일과 무능을 규탄했다. 이완구 전 총리도 "어디서 무얼 하다가 이제와서 뒷북을 치냐"면서 가세했다.
필자가 검토한 바에 의하면, 충청남도와 천안시는 치즈 우화의 헴과 허에 가깝다. 용인의 경우 오랫동안 시와 시의회가 성명서, 결의대회 등 갖은 노력을 다했으며, 구미의 경우 전자공업의 메카 재건을 위한 노력이 정말 강했다. 청주도 천안보다 컸다. 이는 중앙과 지방의 각종 매체와 해당 시의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 노력물에 의해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천안의 경우 SK 하이닉스 클러스터 유치에 대한 언급은 지난 지방 선거나 재보궐 선거에서도 전혀 없었다. 천안시와 충남도의 노력도 부족했다. 그런데 분노와 책임 공방만 강하다.
아마 용인은 수도권 규제와 국가 균형발전 측면에서 안 되고 천안은 수도권과도 가깝고 삼성전자 등이 있으니 최적의 입지라고 믿었을 수 있다.
그것은 오산이다.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 산업 육성 차원이라면 구미가 더 절박하다. 청주는 이미 SK 하이닉스와 밀접한 곳이다. 청주는 계속 사업으로 중앙을 압박하기 위해 30여 명으로 구성된 ‘충북도 국토 균형발전 및 지방 분권 촉진 협의회’위촉식도 가졌다.
어쩌면 천안이 가장 불리한 지역이다. 그런데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은 창고에 쌓인 치즈가 사라지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헴과 허와 다를 게 없다.
이제 천안에서 ‘SK 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라는 치즈는 사라지고 없다. 그래도 여야 정치권은 서로 책임 공방만 할 것인가? 충남도와 천안시는 분노와 규탄만 할 것인가? 정말 새로운 치즈를 찾아 나서야 하지 않을까? 무엇이 현명한가?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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