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천안시 동남구가 28일 위반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반복 부과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위반사항이 시정될 때까지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강한 어조의 발표지만, 그동안의 미부과 실태와 정보 비공개 논란이 잇따라 제기된 직후 나온 입장이라 '뒤늦은 해명성 조치'라는 평가가 따라붙는다.
동남구는 국토교통부의 '불법 건축관행 근절' 방침에 맞춰 시정명령 미이행 건축물에 이행강제금을 반복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기간 방치되어 온 영리 목적의 상습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철거기한 연장을 제한하고, 현장점검 강화와 체납자 재산조회를 병행해 자진 정비를 압박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 시점을 두고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뉴스파고는 지난 14일 동남구의 위반건축물 이행강제금 부과 실태를 보도하며,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적발된 1946건 가운데 4회 이상 부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고, 한 차례도 부과하지 않은 곳이 240건에 달한다고 짚은 바 있다. 이어 26일에는 구체적 미부과 회차와 금액을 요구한 질의민원을 동남구청이 '정보공개 청구'로 자의적으로 판단해 '정보부존재' 통지로 거부한 사실을 보도하며 은폐 행정 논란을 제기했다. 언론의 거듭된 비판이 이어지자 이틀 만에 부랴부랴 수습성 대책을 내놓은 모양새다.
또한 보도자료 내용에는 정작 핵심 쟁점이 빠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 반복 부과하겠다는 미래형 약속만 담겼을 뿐, 그간 왜 부과가 누락됐는지, 누적 미부과 건수와 금액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설명은 한 줄도 없다. 부실감사 의혹 등 시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에도 일절 언급이 없다.
표현의 모호함도 도마에 오를 만하다. "끝까지 추적", "예외 없는 촘촘한 집행", "철저히 관리" 같은 결의성 문구는 빼곡하지만, 연내 처리 목표 건수나 인력보강 규모처럼 검증 가능한 수치는 어디에도 없다. 앞서 동남구 관계자가 "인력은 한정되어 있어 신규 적발 건 위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던 만큼, 인력 문제에 대한 구체적 보완책 없이는 이번 선언의 실효성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윤재필 동남구 건축과장은 "이행강제금 반복부과는 지자체의 관리 방향에 따르는 사안인 만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향을 적극 선택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처리를 통해 건전한 건축문화를 조성하고, 안전한 천안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재필 과장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행 천안시 건축 조례 제40조는 이미 1년 1회의 이행강제금 부과를 명시하고 있다. 시정될 때까지 매년 부과해야 하는 규정에 따른 당연한 의무를 마치 새로운 결단처럼 포장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결국 이번 조치가 단순한 말잔치에 그치지 않으려면 과거 미부과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와 실제 부과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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