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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대대적 홍보 후 시스템 방치… 부서 간 칸막이에 행정 정보 공유 실종 공사 이력 파악 안 돼 ‘10년 내 재교체 금지’ 규정 유명무실… 깜깜이 행정 자초 본청 총괄 부서도 점검 포기 상태… “과거 공사 알 수 없다” 실토
[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천안시가 예산 낭비를 막고 체계적으로 보도를 관리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보도블록 이력제’가 도입 후 11년이 지나도록 현장에서 전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서 간 정보공유 부실과 총괄부서의 지도·감독 소홀로 인해, 언제 어디서 보도블록 공사가 이뤄졌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깜깜이 행정’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 보도블록 교체 오해 불식’ 공언하더니… 지난 2015년 3월 3일, 천안시는 보도블록 교체가 연말에 집중되면서 불거지는 예산 낭비 논란과 행정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보도이력제’를 전격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시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보도정비 이력카드’를 작성해 포장 후 10년 이내의 보도공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부득이한 경우 도로관리 심의회를 거치도록 정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확약했다. 보도공사가 연말에 몰리는 것을 막는 ‘보도공사 Closing 11’(11월 말 공사 완료) 시행과 효율적인 보도블록 관리가 핵심 골자였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이 같은 약속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서 간 칸막이에 가로막힌 시스템… “시공했어도 입력 안 해” 실제 민원 현장을 담당하는 동남구청 건설과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이력관리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정 구간의 인도 보도블록 공사 이력을 묻는 질문에 구청 관계자는 처음에는 "이력관리시스템에 공사내역을 입력한 것은 2년 밖에 되지 않아 그 이전에 공사한 것은 알수 없다"고 답한 후 “해당 구간은 2년 전에 도시재생과에서 시행한 것으로 아는데 시스템에는 등록이 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우리가 시공한 것 위주로 입력하고 있어 타 부서 자료는 아직 다 들어오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시공부서가 공사내용을 통보하거나 시스템에 직접 입력하지 않으면, 도로관리 주체인 구청조차 이력을 알 수 없는 구조다. 개별 부서들이 시스템을 공유하며 의무적으로 등록하는 협업 체계가 완전히 무너진 셈이다. 구청 관계자 역시 “(시스템이 공유되지 않는 점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며 행정의 미비점을 인정했다.
10년은커녕 3년 이내 재공사도 식별 불가능… 본청 “과거 이력 알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를 총괄해야 할 천안시청 본청 건설도로과는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본청 담당 팀장은 “내부 공간정보시스템 내에 도로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2019~2020년경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면서도, “그동안 직원들이 시스템 존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입력이 누락되거나 관리가 안 된 부분이 있다”고 고백했다. 2015년 제도 도입 발표 이후 시스템이 정상 가동되기까지 수년이 걸린 데다, 그마저도 일선 공무원들의 외면으로 사장되었던 것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현재 천안시 관내에서 보도블록 공사를 새로 기획할 때, 해당 구간이 과거 언제 공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행정 절차나 시스템 기능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본청 관계자는 “새로운 공사를 기안할 때 최근 공사 이력을 기록하는 란이 따로 없다”며, 현재 시점에서 특정 구간의 과거 공사이력을 즉시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현재는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실토했다. 10년은커녕 법정 교체 금지 기간인 3년 이내에 재공사가 이루어지더라도 옛날 서류를 일일이 뒤지기 전에는 잡아낼 방법이 없는 구조다.
눈감은 총괄 부서, 예산 낭비 감시망 구멍 결국 천안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언했던 ‘10년 내 보도정비 금지’와 ‘도로관리 심의회 운영’은 단 한 번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채 문서 위에서만 존재하는 규정이 되었다.
본청 총괄 부서는 하위 부서나 구청에 “입력하라”는 공문만 기계적으로 발송했을 뿐, 실제 데이터가 제대로 축적되고 있는지, 점검과 독촉은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본청 담당자는 “어디에 입력이 됐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 점검이 안 됐다”며 “새로 공사할 수 있는 부서들과 전체적으로 공문을 다시 발송해 인지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뒤늦은 수습에 나섰다.
멀쩡한 보도블록을 갈아엎어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고질적인 악습을 끊겠다며 출범한 ‘보도블록 이력제’. 천안시의 무책임한 방치와 관리 부실 속에 시스템은 먹통이 되었고, 시민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보여주기식 행정’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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