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고=한상동 기자] 6·3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충남 홍성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법 적용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후보 신분이 유지된 무소속 후보가 경쟁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지지 연설을 했는데도, 선관위는 위반 사실을 인정하면서 구두경고로 사안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26일 무소속 이두원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손세희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한 자리였다. 이 후보는 공식 사퇴신고 절차를 밟기 전 상태에서 손 후보 유세차량 위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지지 발언을 했다. 박정주 국민의힘 후보 측은 이 장면이 공직선거법 제88조가 금지하는 ‘타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에 정면으로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해당 조항은 후보자 본인이 다른 후보자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를 막아두고 있다.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라도 겹친다면 제한은 한층 강해진다. 후보 간 막판 거래나 조직적 담합을 차단하고 선거 공정성을 떠받치는 핵심 장치라는 게 박 후보 측 설명이다.
문제는 현장에 있었던 선관위 측 대응이다. 박 후보 캠프에 따르면 당시 홍성선관위 지도계장이 직접 현장에 있었고, 그는 “위반은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정했다. 다만 “법을 몰라서 그런 것 같다”, “일회성이다”, “사퇴하러 온다고 했다”는 이유를 들어 구두경고 수준의 조치만 내렸다는 것이다. 위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즉각 중단시키지 않았고, 별도의 법적 조치로도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 후보 측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후보자 신분으로 다른 후보의 유세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지지를 호소한 것은 유권자 판단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치 행위라는 시각에서다.
특히 투표용지가 이미 인쇄된 상황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종이 위에는 여전히 후보로 적힌 사람이 특정 후보의 손을 들어 주는 모습이 유권자에게 노출됐다는 의미다.
캠프 측은 “한 번 했으니까”, “오래 연설한 것도 아니니까”, “고의가 아닌 것 같으니까”라는 식의 판단 기준이 선관위 현장 대응의 새 기준이 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공직선거법 제88조 위반은 같은 법 제256조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한 사안인데도 가벼운 계도에 그쳤다는 비판이다.
박 후보 측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대목은 다른 사건과의 비교 지점이다. 박 후보는 앞서 비정규 학력 표기 문제로 선관위로부터 경찰 고발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후 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났지만, 캠프는 당시 사실관계 확인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중대 범죄 혐의자처럼 다뤄졌다고 본다. 반면 이번 유세차 사안은 선관위 관계자가 현장에서 “위반은 위반”이라고 직접 시인한 사례인데도 구두경고로 일단락됐다는 게 박 후보 측 주장이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지역 내부에서는 “야당 성향 후보에게는 강하게, 여당 성향 후보에게는 무르게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박 후보 측은 선관위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가 정치적 중립성과 형평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 한 차례의 편파 시비만으로도 선거 과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장에 있었던 지도계장이 위반을 인지하고도 사실상 묵인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면, 행정 편의의 문제를 넘어 선거관리기관의 존재 이유까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박정주 후보 측은 선거의 본질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공정성에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법 적용은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정 후보에겐 엄정 잣대를 들이대고 다른 후보에겐 너그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더 이상 법치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캠프는 선관위를 향해 ▲현장에서 즉각 제지하지 않은 이유 ▲제88조 위반 가능 사안을 구두경고로 종결한 근거 ▲후보별로 고발과 계도가 갈리는 이유 등에 대해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납득할 만한 설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이번 사안이 단순한 선거법 시비를 넘어 선관위 공정성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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